“K팝이 글로벌하게 잘되고 있는 것도, 우리 DNA가 형(김민기) 음악에 영향을 받은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작곡가 김형석)
5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국음악저작권협회 KOMCA홀에는 “학전 출신”을 자처한 대중음악계, 연극계, 영화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내년 3월 15일 창립 33주년 기념일에 문을 닫기로 한 대학로 소극장 ‘학전’의 마지막을 배웅하고, 또 다른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프로젝트 공연 ‘학전 어게인(AGAIN)’ 계획을 발표하는 기자회견 자리. 작곡가 김형석, 가수 박학기, 유리상자 박승화, 여행스케치 루카, 크라잉넛 한경록, 작사가 김이나, 배우 설경구·배해선·장현성·방은진 등이 모여 “학전이 우리 문화계에 남긴 유산”을 강조했다.
‘학전 어게인’ 공연은 내년 2월 28일부터 3월 14일까지 전 출연진의 ‘노개런티 릴레이 콘서트’로 열린다. 가수 윤도현, 알리, 동물원, 장필순, 권진원, 이한철, 이은미, 자전거 탄 풍경, 여행스케치, 시인과촌장, 유재하 동문회, 하림, 이정선, 노찾사, 한상원 밴드, 최백호, 한영애 등이 출연진에 이름을 올렸다.
‘아침이슬’ ‘상록수’의 가수 김민기가 1991년 문을 연 학전은 그간 국내 라이브 콘서트 문화를 대표하는 공간으로 자리를 지켜왔다. 가수 고(故) 김광석, 재즈 가수 나윤선, 배우 황정민, 조승우, 김윤석 등을 배출해 온 무대였지만, 최근 경영난과 위암 판정을 받은 김민기 대표의 건강 문제가 겹치면서 문을 닫게 됐다. 배우 방은진씨는 이날 “(김민기) 선배님이 ‘학전 어게인’에 대해 ‘알아서 해’라고 하시더라. 현재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고 계신다”며 “(우리 공연이) 학전 폐관을 못 막는다 해도, 소극장 앞 김광석 부조상 등 상징적인 흔적이라도 남겼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