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트롯3’ 2회 올 하트의 주역들. 왼쪽부터 ‘영재부’ 9세 이수연, 8세 한수정, 13세 방서희. 맨 오른쪽은 ‘여신부’로 출전한 15세 정서주. /TV조선

“찔레꽃 호박꽃도 그대로인데, 아버지만 늙으셨어요. 아 ~ 아버지 오늘따라 울 아버지, 보고 싶어요.”

코끝이 벌게진 9세 이수연은 마이크를 더욱 꽉 잡았다. 절규하듯 부르는 “아~ 아버지”. TV 화면을 가득 채운 작은 소녀의 눈밑엔 이미 눈물이 길을 내었다.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가락으로 덤덤히 훔치며 노래를 이어갔다. 28일 방송된 TV조선 ‘미스트롯3′ 2회 최고 1분의 주인공은 9세 소녀 이수연의 차지였다. 2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황민호의 ‘울아버지’를 목 놓아 부르기 시작할 때 순간 최고 시청률은 17%(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까지 치솟았다.

각종 온라인 실시간 댓글창도 미어졌다. ‘나도 일곱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평생 가슴에 품었던 아버지 사진을 꺼내보며 펑펑 울었다’ ‘지금 옆에 계신 80세 아버지가 TV 보며 이토록 눈물 흘리시는 모습을 처음 본다’ ‘한창 아빠라며 어리광 피울 나이에 아버지가 얼마나 보고 싶었으면 저리도 구슬프게 외칠까. 잘 자라 달라고 응원하고 싶다’.

이날 선보인 2회는 ‘영재부’로 출전한 9세 이수연을 비롯해 13세 방서희, 8세 한수정 등 트로트 영재들이 ‘올 하트’로 주목받으며 시청률 16.3%를 이끌었다. 2주 연속 채널 전체 예능 1위. 경북 경주 출신으로 초등학교 3학년생인 이수연은 지난해 KBS ‘전국노래자랑’ 경주시 편을 통해 경연 무대에 나선 데 이어 지난 7월 TV조선 ‘노래하는 대한민국-경주시’ 편에 출연해 대상을, 8월엔 ‘2023 대구 고모령 가요제’ 인기상을 받는 등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왔다. 경연 현장에선 이수연이 노래를 마치고 나서 아버지의 부재(不在)에 대해 밝힌 터라 이를 몰랐던 상당수 현장 관계자가 더 오열했다. 이수연이 자기 소개에서 짤막히 부른 ‘배 띄워라’ 첫 소절은 그가 트로트에 빠지게 된 순간을 담아냈다. 2년 전 ‘미스트롯2′ 홍지윤이 에이스전에서 선보인 ‘배 띄워라’를 따라 불렀고, 그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트로트를 사랑하게 됐다고 한다. 마스터(심사위원) 김연우는 “노래를 부르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다. 아빠가 천국에서 웃으면서 바라보실 것 같다”고 위로했다.

전북 정읍 출신으로 ‘정읍의 딸’이라 불리는 13세 방서희는 나훈아의 ‘대동강 편지’로 올 하트를 받았다. 전교 2등 모범생으로 “’노래하는 판사’를 꿈꾼다”고 밝힌 그는 3세 때 동네 면민노래자랑에 출전해 인기상을 받는 등 각종 청소년 트로트 대회에서 수상하며 ‘모태 트로트 신동’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그는 특히 과거 한 방송에서 “부모님이 내 영웅”이라고 밝히면서 “부모님이 불임 판정을 두 번 받았는데, 인공수정과 시험관 시술 8번 끝에 저를 낳았다. 부모님 노력 덕분에 오늘의 내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이날 최연소 참가자인 영재부 8세 한수정은 임현정의 ‘사랑아’로 올 하트를 기록했다. 장난기 넘치는 인형 같은 포즈에 걸죽한 목소리가 인상적. 마스터 장윤정은 “저 나이에 흉성으로 소리 내는 게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타고나기도 했고 연습도 많이 했다”고 평가했다.

‘여신부’로 출전한 15세 ‘리틀 이미자’ 정서주도 올 하트를 기록하며 ‘트로트 영재’의 위력을 재확인시켰다. 정서주가 이날 부른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는 TV조선 미스·미스터트롯 유튜브 채널에서 이수연과 함께 12시간 만에 20만 뷰를 넘어서는 등 2회 출연자 중 가장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마스터 알고보니 혼수상태는 “정서주라는 장르가 탄생할 것 같다”고 극찬했다.

이들은 지난 1화에서 이미자의 ‘모정’으로 올 하트를 기록한 11세 빈예서에 이어 주목받고 있다. 빈예서의 무대는 29일 TV조선 공식 유튜브 채널 중 하나인 ‘TV조선조이’ 250만 뷰를 포함해 총 600만뷰를 넘어서며 ‘미스트롯3′의 저력을 확인시켰다.

동생들의 선전에 ‘현역부’ 언니들은 “잘 봐 언니들 싸움이다”라는 유행어를 건네며 현역의 자존심을 선사했다. 배아현은 장민의 ‘조약돌 사랑’, 풍금은 한민의 ‘어차피 떠난 사람’, 천가연은 김연자의 ‘정든 님’, 이하린은 설운도의 ‘사랑의 트위스트’를 열창하며 올 하트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