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일본 건축가 마키 후미히코 전 도쿄대 교수가 지난 6일 별세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생전 고인의 모습. /교도 연합뉴스

‘건축계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일본의 저명 건축가 마키 후미히코(96) 전 도쿄대 교수가 별세했다. 일본 아사히신문 등은 “고인은 지난 6일 도쿄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고, 가족·친지끼리 조용히 장례식을 치렀다”며 “향후 건축사무실에서 추모식을 통해 고인을 기릴 예정”이라고 12일 전했다.

고인은 2001년 9·11 테러로 파괴된 미국 뉴욕의 옛 세계무역센터 자리에 건설된 78층짜리 ‘제4무역센터’(2014)를 비롯해 29년간 진행된 도쿄 다이칸야마 지역 힐사이드 테라스 프로젝트(1969~1998) 등 현대 모더니즘 건축의 굵직한 대작을 남긴 인물이다. 일본 특유의 세밀한 디테일에 현대 모더니즘 건축 재료인 콘크리트·금속·유리 등을 이용해 수평과 수직의 기하학 요소를 잘 살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본 대형 건설사인 다케나카공무점 회장을 지낸 다케나카 도에몬의 외손자인 고인은 1928년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대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뒤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하버드대 등에서 교편을 잡았으며, 도쿄 아오야마 지역의 더 스파이럴(복합 문화 단지·1985), 교토 국립 근대 미술관(1986)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명성을 얻었다. 1993년 프리츠커상 수상 당시 “동서양 문화의 장점을 융합한 모더니스트”라는 심사평을 받았다. 2011년 미국건축가협회 금메달 등을 받았고, 2016년 대만 타이베이 메인 역세권 재개발, 2021년에는 독일 라인하르트 에른스트 박물관 설계 등 90세가 넘어서도 일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