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나 카페에 가면 스마트폰에 ‘초집중’해 있는 아이들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심지어 유모차에 타고서 화면에 머리를 파묻다시피 한 아기들도 있다. 그래서일까. 종종 영유아에 인기 있는 캐릭터 영상이나 기혼 여성들이 활동하는 맘카페 댓글창에 ‘ㅛㅠㅇㅇ’ 같이 알 수 없는 문자만 죽 나열된 댓글을 볼 수 있다. 어린 자녀들이 멋도 모르고 댓글 창을 건드렸다가 달린 글들이다. 아이 부모들은 어떤 교육적 소신에서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맡긴 것일까.

글도 모르는 영아 때부터 화면을 접하며 ‘미디어에 무언가 남기는 행위’를 먼저 습득하는 세대가 등장했다. 이들은 세상에 나오면서부터 미디어 소비자이면서 동시에 생산자인 미디어 프로슈머(Prosumer)다. 이때문인지 최근 미디어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얼마 전 발표한 ‘2023 어린이 미디어 이용 조사’에 따르면 아동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 교육 경험률은 2020년 30%에서 51.3%로 많이 늘었다. 이런 아이들에 대한 걱정 때문인지 보호자들의 미디어 교육 경험률도 27.8%에서 41.8%로 올랐다고 한다.

이른바 ‘사이버 레커’들이 물의를 일으킨 것을 보면서 앞으로의 미디어 교육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사이버 레커’는 준비 없이 맞이한 유튜브 시대의 단면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이들이 쏟아내는 자극적인 내용과 논란을 부추기는 콘텐츠를 이미 많은 청소년이 보고 있다. 아이들의 단순한 호기심이 이들의 주머니를 채워주고 있는 셈이다. 꿈이 ‘유튜버’라고 하는 아이들도 많은데, 이들 중 일부가 사이버 레커가 되지는 않을까 염려된다.

도처에 넘쳐나는 자극적 콘텐츠로부터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선 콘텐츠를 일차원적으로 소비하기보다 한 걸음 물러서 생각하는 훈련, 거짓 정보에 속아 넘어가지 않게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예컨대 자녀와 유튜브를 TV로 함께 보면서 팩트 체크를 하거나 서로 의견을 나누는 식이다. 한 지인이 실제로 실천하고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

미디어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 미디어 교육도 일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는 부모를 포함한 주위 어른들의 몫이다. 아이들의 화면 속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관심을 갖자. 그래야 조회 수만 노리는 헐값 콘텐츠들로부터 우리 모두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