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딱이 아빠' 김종석. /조선일보DB

‘뚝딱이 아빠’로 알려진 개그맨 김종석(65)이 100억원대 빚을 지고 힘겹게 사는 듯한 내용을 방송했던 MBN이 한 달 만에 김종석의 500억대 재력을 과시하는 방송을 내보냈다. 김종석이 사는 곳까지 거짓으로 연출하는 등 불필요한 콘셉트와 과도한 자극성으로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방송된 MBN ‘휴먼다큐 사노라면’에 출연한 김종석은 경기 하남시와 양평군에서 대형 카페 3개를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가치만 300억원, 전체 자산은 500억원이라고 했다.

그러나 지난달 12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 김종석은 100억원대 부채가 있다고 호소했다. 당시 김종석은 빚 때문에 강남에 있는 집을 팔았고, 가족들이 다 흩어져서 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감당할 수 없는 형편이 됐다”며 “한 달에 내야 하는 이자만 6000만원이다. 열심히 일해도 좀처럼 빚이 줄어들지 않더라”고 말했다. 이런 모습과 함께 ‘하루 2500만원 벌었던 개그맨 김종석 모텔을 전전하는 이유!’라는 자막이 흘러나왔다.

이후 김종석은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내용이 과장 연출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100억원의 부채는 자산의 20%에 불과하며 방송에서 보여진 허름한 숙소도 제작진이 준비한 장소였다”고 말했다. 서초동에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제작진이 허름한 모텔을 미리 잡은 후 그가 살고 있는 거주지로 둔갑시켰다는 것이다.

그 후 MBN은 김종석을 ‘휴먼다큐 사노라면’에 섭외해 나름의 해명 방송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방송에서 김종석은 경제 상황에 대한 오해를 풀고 싶다며 “저는 어린이 프로를 40년 하고 있지 않나. 많은 학부모가 나를 보고 자랐다”며 “내 마지막 모습이 가장 아름다워야 하는데 바로잡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종석은 자신이 운영 중인 카페에 대해 “주말이라 200m 정도 줄을 서야 하는데 요즘에는 30m, 50m 정도다. 그래도 행복한 줄 알아야 한다”며 “1호점 대출이 18억원 정도 되는데 부동산 가격이 150억원은 넘는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9월 12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 100억원대 빚이 있다고 말한 김종석(왼쪽)이 20일 방송된 MBN '사노라면'에서는 대형 카페 사장님으로 소개됐다. /MBN

같은 사람이 한 달 사이에 100억대 빚쟁이에서 500억대 자산가가 되어버린 상황에 시청자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MBN 측은 21일 “김종석씨를 다룬 9월 12일 방송 ‘특종세상’의 내용에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며 “10월 20일 방송된 ‘사노라면’을 통해 해당 내용을 보강 취재해 방송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확한 정보 제공을 위해 문제가 된 ‘특종세상’ 다시보기 서비스를 삭제했다”며 “시청자들에게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했다.

김종석은 논란과 관련 OSEN에 “내가 항의해서 ‘특종세상’ 다시보기가 중지된 건 아니다. 제 손을 떠났기 때문에 이렇다 할 항의는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제 뇌 속에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랐으면 한다는 생각이 가득하다”며 “그게 중요하지, 어린이 쪽 관련되는 것만 훼손하지 않는다면 저는 저 자신에 대해서는 누가 어떻게 보고 어떻게 생각하는 것에 대해 그렇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1983년 MBC 3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김종석은 EBS 어린이 프로그램 ‘딩동댕 유치원’에서 뚝딱이 아빠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현재는 유아 관련 콘텐츠에서 활약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