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레드 의상 정말 레전드’ ‘주말 내내 친구들이랑 우리 탄이들(방탄소년단) 빨간 옷 예쁘다고 얘기했어요.’
남자들의 ‘빨간 맛’이 매섭다. 방탄소년단이 지난 3월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서울’에서 선보인 빨강·하양 배색 의상이 패션계도 들썩였다. 각종 커뮤니티엔 그들의 의상 정보를 묻는 이들이 상당했다. 방탄소년단 서울 공연 의상을 제작한 강혁 디자이너의 소셜 미디어 게시물엔 ‘좋아요’가 4000개 가까이 달리며 “멋있다” “감사하다”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미국 연예전문매체 쇼비즈 치트 시트를 비롯한 여러 해외 매체들도 ‘지민의 빨간 시스루(see-through) 의상이 팬들을 사로잡으며 트위터를 달궜다”고 거들었다.
방탄소년단이 지핀 ‘새빨간 화력’이 온라인을 타고 전 세계 팬들을 달구는 동안 국내 중장년층 어르신들 사이에선 또 다른 ‘빨간 맛’이 화제였다. 지난 2월 데뷔 55주년 기념 앨범으로 돌아온 ‘가황’ 나훈아가 그 주인공. 컴백 발표와 함께 선보인 빨간색 목폴라 차림 사진에 ‘정열적’ ‘은백발이 더욱 생기 있어 보인다’는 등의 반응이 상당했다.
세대를 대표하는 이들 ‘패셔니스타’의 선택은 세계 패션 트렌드를 제시하기도 한다. 미국 유명 패션지 인스타일은 올해 가장 큰 색상 트렌드를 ‘토마토 수프 빨강’으로 명명했다. 인스타일은 “봄이라면 파스텔 색조를 떠올리기 쉽지만 이번 시즌은 유독 빨간색이 대유행하고 있다”면서 “코로나 기간 동안 옷장을 지배하던 네이비, 베이지 같은 색상에서 벗어나 활기찬 일상으로 이끌 ‘향신료’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리·밀라노·뉴욕 등 이번 봄·여름 시즌 해외 남성복 패션쇼 무대를 강타한 것도 역시 빨간색이었다. 짧은 치마 바지에 빨간 점퍼로 패션 칼럼니스트들의 호평을 받았던 프라다를 비롯해, 니트 혹은 바지나 신발에 빨간색으로 포인트를 준 조르지오 아르마니, 돌체앤가바나 등도 남성복에 ‘토마토 수프’를 여기저기 뿌려 놨다.
빨강은 매력 지수를 높이는 역할도 한다. 미국 실험심리학 저널에 따르면 여자들은 남자가 파란색 입었을 때보다 빨간색 입었을 때 더 매력적으로 느낀다고. ‘빨간색의 교본’이 바로 영화 ‘이유 없는 반항’에서 제임스 딘이 입었던 빨간색 점퍼 재킷이다. 이후 빨간 점퍼는 청춘의 상징이 됐다.
강렬하고 튀는 색상인 만큼 ‘잘 입는 것’도 중요하다. 해외 패션전문매체 패션빈즈는 “빨간색은 검정색·남색같이 어두운 색상보다 덜 격식 있어 보이기 때문에 티셔츠나 운동복 같은 캐주얼한 의상에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면서 “빨간색 소화력이 뛰어난 경우엔 빨간색 재킷을 입는 게 좋지만, 자신이 없다면 빨간색이 양념으로 가미된 셔츠나 신발 등으로 시선을 끄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피부가 하얗고 머리칼이 검다면 선명한 붉은색이 잘 어울리지만, 부담스러울 경우엔 검붉은 빛의 버건디를 골라 입는 게 좋다.
빨간색이 활력을 주고 얼굴빛을 밝히긴 하지만 주의할 점이 있다. 복장이 자유로운 회사를 제외하곤, 취업 면접 등에선 되도록 착용 금물! 영국 더럼대학 연구에 따르면 빨간색은 호전적, 분노 같은 단어를 연상케 한다. 영국 패션지 글래머는 “비즈니스나 정치에서 빨간색 넥타이가 자신감을 표출하는 파워 타이(power-tie)로 유용하게 쓰이긴 하지만, 각종 면접 등 신중해 보여야 하는 자리에선 삼가는 게 좋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