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티지 코치백을 든 인플루언서들. /인스타그램

‘엄마 가방’ 이미지로 젊은 세대의 외면을 받았던 미국 패션브랜드 코치(COACH)가 최근 Y2K와 친환경 소비 열풍에 힘입어 미국 젠지 세대(Gen Z·199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의 인기 브랜드로 떠올랐다.

8일 보그홍콩 등에 따르면 최근 올리비아 로드리고(21), 도브 카메론(28) 등 미국의 20대 가수들이 빈티지 스타일의 코치 가방을 든 모습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 틱톡에서는 빈티지 코치가방을 모으거나 리폼하는 영상이 수십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작년 9월 미국 10대 9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치는 ‘선호하는 가방 브랜드’ 분야에서 루이비통과 샤넬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또 이베이에서는 지난 1월 이후 ‘코치 가방’ 검색량이 114% 증가하기도 했다.

최근 10년간 코치는 50~60대 여성들의 인기 브랜드로 자리매김 해왔다. 젊은 층의 외면을 받았던 코치가 인기를 끌게 된 건 젠지세대를 겨냥한 브랜드 마케팅 효과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마리 코렐라 이베이 글로벌 럭셔리 및 스니커즈 총괄 관리자는 “코치가 젠지 고객을 계속 타깃으로 삼은 결과 올해 르네상스를 맞았다”고 말했다.

코치는 환경에 관심 많은 젠지세대를 겨냥해 작년 업사이클 라인 ‘코치토피아’를 출시했다. 또 2021년부터 기존에 가지고 있는 가방을 교환, 수리 또는 업사이클링해주는 서비스를 시행중이다.

실버스타인 코치 글로벌 마케팅 부문 수석 부사장은 “고객이 보다 지속 가능한 쇼핑 방법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이런 관심이 코치가 지속가능한 가방 프로그램을 시작한 지 3년만에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올리비아 로드리고, 도브 카메론./인스타그램

빈티지 코치 가방의 튼튼한 내구성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도 젊은층 인기를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이뿐 아니라 최근 복고풍 패션이 유행하면서 빈티지 스타일의 코치 가방이 더 인기를 끌게 됐다고 한다.

틱톡에서 빈티지 코치 관련 주제를 다루는 계정을 운영하는 레이첼 노아는 “코치는 1970년대에 가방을 출시할 당시 가죽의 내구성과 수명을 강조했다. 이 가방은 평생, 그 이상을 견뎌내도록 만들어졌다”며 “견고한 품질이 패스트 패션 산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젊은 세대에게 어필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이 국내에도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설마했는데 진짜 그 코치가 맞구나” “엄마 가방 중에 몇개 골라봐야겠다” “장롱에 박아뒀던 코치를 다시 꺼낼 때가 됐군” “코치만큼 가격대비 질 좋은 가방 없었는데, 꺼내서 들고 다녀야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