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늦가을에서 초겨울로 넘어가는 시기를 대표하는 먹거리. 인류가 수집채렵생활을 할 때부터 먹었으니, 곡물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먹어온 식품 중 하나이기도 하다.

밤은 맛뿐 아니라 영양도 훌륭하다. 탄수화물·지방·단백질·비타민·미네랄 등 5대 영양소를 고루 갖춘 완전식품으로 평가 받는다. ‘밤 3톨만 먹으면 보약이 따로 없다’는 옛말이 있을 정도. 비타민C는 토마토에 버금갈 정도로 풍부해서, 생밤 10개를 먹으면 하루 필요량을 채울 수 있다.

이처럼 맛 좋고 영양 높은 밤으로 이탈리아에서는 파스타를 만든다. 이탈리아 산골에서 늦가을부터 즐겨 먹는 ‘밤 소시지 파스타’를 소개한다. 달고 구수한 밤과 짭짤하고 고소한 살시차(salsiccia), 레드와인의 맛이 조화롭다.

살시차는 생(生) 소시지. 흔히 먹는 소시지와 똑같이 만들되, 굽거나 삶거나 훈제하는 등 익히지 않은 상태로 이탈리아 정육점이나 식료품점에서 판매한다. 국내에서 구하기 힘들다. 정육점에서 돼지고기를 갈아달라고 해서 살시차 속과 비슷하게 양념해 사용하면 된다. 어차피 이탈리아에서도 살시차 케이싱(껍질)을 갈라 속만 파스타 소스로 사용한다.

돼지고기는 앞다리살이나 뒷다리살을 쓰면 된다. 소금으로 약간 짜다 싶게 간 하고, 후추·펜넬(fennel) 등을 섞어 숙성시키면 된다. 살시차에는 거의 항상 펜넬이 들어가는데, 입에 맞지 않거나 구하기 힘들면 빼도 된다. 만드는 방법은 아래 레시피와 동영상 참조.

밤 소시지 파스타

밤 소시지 파스타./김성윤 기자

올리브오일 1작은술, 다진 양파 1개, 간 돼지고기 450g, 밤 200g, 마늘 2쪽, 로즈마리 1작은술, 펜넬 1작은술, 레드와인 1잔, 파사타(토마토 퓌레) 500g, 파스타 500g, 파슬리(curly) 1봉지, 파르미자노 치즈

  1. 밤을 잘게 썬다.
  2. 간 돼지고기에 소금을 넉넉하게 넣는다. 페넬을 1작은술 정도 더해 고루 섞는다. 냉장고에서 2~3시간 숙성시킨다.
  3. 프라이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양파를 5분 볶는다. 숙성시킨 돼지고기와 밤을 넣고 10~12분 볶는다.
  4. 고기와 밤이 노릇노릇하게 익으면 마늘, 로즈마리, 펜넬을 더해 2분 볶는다.
  5. 와인을 넣고 알코올이 날아갈 때까지 끓이며 젓는다. 파사타를 더해 뚜껑을 덮고 10분 끓인다.
  6. 파스타를 소금을 넉넉하게 넣은 물에 익힌다.
  7. 5의 소스에 파스타를 넣고 버무린다. 접시에 담고 파르미자노 치즈를 가루 내 뿌려 낸다.
[공복 김선생] 밤 소시지 파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