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 신사동 '신사돼지뽈집' 대표 메뉴인 뽈살(앞)과 핫뽈./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이대우(54) 춘천경찰서 형사과장은 ‘강력계의 전설’이라고 불린다. 30여 년간 형사로 재직하면서 1000명이 넘는 범죄자를 검거했다.

범죄자들에게 그야말로 ‘저승사자’로 여겨질 법한데, 의외로 많은 전직 범죄자들이 “도와달라”며 그를 찾는다고 한다. 그가 올해 펴낸 ‘다시 태어나도 경찰’ 책 추천사 중 상당수는 과거 그가 감옥에 집어 넣었던 이들이 썼다.

이대우 춘천경찰서 형사과장./조선일보DB

그는 “프로파일러와 심리 상담을 주선하고, 연락 끊긴 가족도 찾아줬더니 감옥에서 자격증 따고 검정고시도 본 강도상해범이 있었다”며 “이후로 범죄자가 변화하려는 의지가 있으면 돕는 것도 경찰의 일이라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도움을 청하며 찾아오는 전과자들과 만나 소주 한잔 기울이며 그들의 사정을 들어주는 식당을 소개해달라고 그에게 부탁했다. 이 형사과장은 “경찰서로 찾아오는 이들과는 맛을 따지기보단 가까운 곳으로 간다”며 “동료 경찰들과 회식할 때 가는 지역 맛집을 소개하겠다”고 했다. “제가 싸고 맛있는 식당을 찾아 다니는 편이거든요.”

신사돼지뽈집

“경사 때 여기서 회식 참 많이 했죠. 연탄불에 구워 먹는 돼지 ‘뽈살’이 비싸지 않으면서 맛도 일품이에요.”

이 형사과장이 오래 근무한 서울 서부경찰서에서 멀지 않은 돼지 볼살 전문점이다. 볼살은 돼지 머리의 관자놀이 부위로, 말랑하면서 쫄깃한 식감이 매력적이다. 돼지 1마리에서 딱 2점 나오는 희귀 부위이기도 하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삼겹살, 목살 등에 밀려 인기가 높지 않았지만 유럽과 일본에서는 맛있기로 손꼽히는 부위였다. 최근 많이 알려지면서 가격이 과거보단 올랐지만 아직까진 삼겹살보다 저렴해 소주 안주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뽈살·핫뽈·갈비맛뽈·끝살 각 1만4000원(220g), 껍데기 7000원(150g). 서울 은평구 갈현로 27

박명도봉평메밀막국수

“상호는 막국수집인데 김치찌개가 맛있어요. 막국수도 괜찮지만 저는 김치찌개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찌개 국물과 김치가 기가 막혀요.”

막국수와 메밀전으로 이름 난 메밀 전문 식당. 이 형사과장이 서울 용산경찰서에 근무할 때 즐겨 찾던 집이다. 겨울철에만 김치찌개를 내는데 막국수만큼이나 인기가 높다. 직접 담그는 김치가 훌륭하니 찌개도 맛있을 수밖에 없다. 생고기 두루치기, 불고기 쌈밥, 된장찌개 등 다른 동절기 메뉴도 두루 괜찮다.

생고기 김치찌개·두루치기 각 8000원(2인분 이상 주문 가능), 불고기 쌈밥 9000원(2인분 이상 주문 가능), 물·비빔막국수 8000원, 메밀칼국수 8000원, 묵사발 각 8000원. 서울 용산구 원효로 184

화양연가

“양갈비집 가면 보통 누린내 많이 나잖아요. 여기는 그런 게 없어요. 시설도 깔끔하고요.”

양고기에 대한 거부감을 없앨 수 있는 식당이다. 6개월 미만 어린 양만을 사용해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양고기 특유의 누린내는 풀을 소화시키는 데 필요한 효소가 위장에 생겨나면서부터 나기 시작한다. 따라서 젖을 떼지 않은 양은 누린내가 거의 없다. 숯불에 구운 야들야들한 양고기를 싸 먹으라고 인도식 밀전병 난을 곰취나물·부추과 함께 내준다.

양갈비 2만1000원(200g), 양전골 2만원, 쌀국수·열무국수 각 3000원.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76길 5

큰손숯불구이

“숯불에 생삼겹살을 구워 주는데, 하여간 다른 데서 느껴보지 못한 맛을 느꼈어요. 지금까지 가 본 삼겹살집 중에서는 가장 맛있는 것 같아요. 요즘 자주 갑니다.”

지난해 1월 춘천경찰서에 형사과장으로 부임한 이후 찾아낸 맛집이다. 돼지고기 육질이 아주 좋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삼겹살·목살·갈매기살·항정살·가브리살을 두루 맛볼 수 있는 ‘돼지세트’와 덜미살·볼살·항정살로 구성된 ‘뒷고기세트’가 대표 메뉴다.

돼지세트 3만8000원(600g), 뒷고기세트 3만2000원(600g), 삼겹살·갈매기살 각 1만3000원(200g). 강원도 춘천 우묵길78번길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