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집에 머무는 시간과 비례해 집밥도 늘었다. 준비하자니 번거롭고, 배달음식도 하루이틀이다. ‘누가 식사 좀 대신 준비해줄 수 없을까'란 생각이 간절해진다.
이러한 코로나 시대에 숙성(熟成)만큼 맞춤한 요리법도 없다. 숙성은 불 대신 시간을 이용한다. 식재료에 시간을 주고 효소나 미생물 작용에 의해 발효돼 익도록 한다.
굽거나 볶거나 찌거나 삶는 수고가 필요 없다. 놓아두기만 해도 맛있어진다. 힘들여 요리하지 않아도 시간이 알아서 맛을 내주니 얼마나 편한가. 보관성도 좋다. 날재료보다 훨씬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숙성 음식의 대표는 김치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어렵고 복잡하지 않은 숙성 음식도 많다. ‘염장 소고기’가 그 중 하나다. 우둔살 또는 사태에 소금을 고루 배어들게 한 뒤 하루 정도 숙성하면 끝.
염장 소고기는 살짝 굽거나 삶기만 해도 훌륭한 맛을 낸다. 숙성이 되면서 수분이 충분히 빠져 요리하기도 편하다. 냉장고에서 3일 가량 보관 가능하다.
염장 소고기는 다양한 요리로 활용 가능하다. 이번에는 염장 소고기에는 주로 우둔살이나 사태를 이용한다. 우둔살은 로스트 비프, 사태는 찜 요리에 어울린다. 만드는 법은 아래 레시피와 동영상 참조.
염장 소고기
소 우둔살 또는 사태 500g, 소금 6~8g(고기 중량의 1.2~1.5%)
- 소고기 전체에 소금을 고르게 뿌리고 손으로 주물러 배게 한다.
- 비닐 랩으로 단단히 밀봉해 냉장고에 적어도 24시간 숙성한다. 3일 후까지 냉장 보관 가능하다.
- 사용할 때는 키친타월로 빠져나온 수분을 닦아낸다.
로스트 비프 카르파초
염장 소고기 10장, 통후추, 레몬즙 1/2개분, 올리브오일, 파르미자노 레자노 치즈 20g, 이탈리안 파슬리 약간
- 염장 소고기를 냉장고에서 꺼내 상온에 2시간쯤 둬 냉기를 뺀다.
- 통후추를 굵게 간다. 염장 소고기 겉면에 충분히 묻힌다.
- 프라이팬을 달궈 올리브오일을 두른다. 염장 소고기를 1분마다 굽는 면을 바꿔가며 중불에서 10분쯤 굽는다. 약불로 줄이고 10~15분쯤 굴리며 굽는다.
- 3의 소고기를 알루미늄 포일로 싸서 상온에 30분간 둔다. 3일 가량 냉장 보관 가능하다.
레시피=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맛있어진다(디자인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