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쉐린 가이드’에서는 최고 등급인 별 3개 식당이 하나도 없을 뻔했다. 3스타였던 ‘모수’와 ‘가온’이 작년 모두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수가 6월 다시 문을 열기로 결정하면서 미쉐린 가이드는 모수에 부여했던 별 숫자를 유지하기로 했다.

3스타를 지킨 '모수' 안성재 셰프(가운데). /김동환 기자

가온은 지난해 초 폐업했다. 광주요 그룹이 2003년부터 서울 강남에서 운영해온 가온은 ‘랍스터 떡볶이’ 등 최고급 재료를 활용하며 한식 고급화와 세계화를 이끌었던 모던 한식당이다. 하지만 식자재·인테리어·인건비 등이 높을 수밖에 없는 파인다이닝(고급 외식) 특성상 큰 수익을 내지 못했다. 결국 2017년부터 6년 연속 자본 잠식 상태가 지속되고 코로나 기간 영업을 못 하면서 작년 최종 폐업을 결정했다.

2017년 개업 이후 지난해 처음 3스타로 승급한 서울 한남동 모수는 CJ그룹이 작년 운영에서 손을 떼면서 영업이 종료됐다. 안성재 오너셰프가 홍콩에서 ‘모수 홍콩’을 운영하는 등 개인 활동을 원했던 반면 CJ 측은 이를 못마땅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모수는 CJ와 결별하고 새로 문을 열 예정이다. 22일 시상식장에서 만난 안 셰프는 “CJ 측과 식당 운영에 관해 의견 차이가 있었다”고만 했다. 그는 “기존 식당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장소를 구했으며, 6월 모수를 재오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미쉐린 가이드 발표를 앞두고 외식 업계의 가장 큰 관심은 무주공산이 된 별 셋의 자리를 어느 식당이 차지할 것이냐였다. “2스타의 모 식당이 3스타로 승급할 것” “2스타로 하락한 신라호텔 ‘라연’이 3스타로 복귀할 것” 등 의견이 분분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모수는 3스타를 유지했고, 새로운 3스타 식당은 나오지 않았다. 미쉐린 가이드 측은 “모수는 곧 새로운 장소에서 문을 연다는 점을 감안해 3스타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