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넘게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을 앓고 있는 30대 영국 여성이 소셜미디어에 그림 일기를 올려 다른 장기투병자들과 증상을 공유하고 있다.

모니크 잭슨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그림일기.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사망한 지인의 소식을 듣고 슬퍼하는 본인의 모습을 그린 그림.

1일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런던에 사는 모니크 잭슨(31)이라는 여성은 지난 3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고 24주째 투병 중이다.

모니크는 7월 중순부터 자신의 증상과 일상을 인스타그램 그림일기로 표현해오고 있다. 투병 6개월째인 모니크는 자신이 코로나바이러스가 길게 잔존하는 ‘롱테일 코로나(Long-tail Covid)’에 걸린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으며, 롱테일 코로나는 바이러스에 대한 특이 반응으로 최근에 들어서야 의료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모니크 잭슨이 올린 인스타그램 그림일기.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후유증으로 구토 증상에 시달리던 모니크는 그림과 함께 "무릎을 꿇었다. 나는 그날 밤 같은 자세로 (병이 낫기를) 기도했다"고 덧붙였다. /인스타그램 캡처

◇무에타이 단련했지만 코로나 6개월 만에 양치질할 힘도 없어

외향적인 성격의 모니크는 평소 무에타이와 주짓수를 하고 직장인 런던 도심의 아트갤러리까지 자전거를 타고 약 20km를 달려 출퇴근했다. 그러나 친구와 지난 3월 기차여행을 떠났다가 코로나 증상이 나타났고, 급격히 삶이 변하기 시작했다.

모니크는 감염 후 첫 2주 동안은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고열에 독한 감기 증상을 겪었다고 한다. 당시 런던은 겨울 날씨 같은 추위가 있었지만 겉옷을 걸치지 않고 지냈다고 하며, 생마늘과 고추를 먹었을 때 맛도 느껴지지 않았았다고 한다. 이후 호흡곤란과 가슴 통증-위장 통증이 차례로 찾아왔고, 6주 째에는 소변을 볼 때 고통스러웠다고 한다. 결국 발병 4개월 후 모니크는 런던 동부에서 친구들과 함께 살던 집에서 나와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현재 그녀는 방 청소와 계단 오르기가 어렵고, 양치를 하기 위해 칫솔을 들 힘이 부족해 침실 벽에 ‘매일 양치할 힘을 남겨두라‘고 메모를 붙인다고 한다. 모니크는 “6개월이 지난 지금도 내 몸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7월부터 그린 그림일기엔 눈물, 공포 그리고 기도

모니크는 그림 일기를 통해 장기투병자의 증상을 알리고 다른 장기투병자들과 연락을 주고받는다고 한다.

모니카 잭슨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그림일기. 잭슨이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장기 투병자들과 소통하고 있는 자신을 그렸다.
영국의 모니크 잭슨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그림 일기. 목욕을 하는 도중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진행자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미국인들이 죽고있다"고 말하는 내용을 들으며 공포에 떨었다고 표현했다. /인스타그램 캡처

그녀의 그림일기에는 코로나로 구토에 시달리다 변기 앞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모습, 코로나로 숨진 지인의 소식에 눈물을 흘리는 모습, 목욕을 하다 코로나 확진자 사망 보도를 전하는 라디오를 듣고 공포에 떠는 모습 등이 담겨있다.

모니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내게 건강이 좋아지면 자전거도 다시 타고 복싱도 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그런 말은 내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받아들이는 게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림일기를 그리면서) 비록 내 방에 갇혀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연결돼 있음을 느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