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건강 조심하세요’는 흔한 안부 인사이다. 환절기에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질병에 취약해진다는 생각 때문인데, 정말 그럴까?
계절이 변하는 때에는 일교차가 크다. 일교차가 크면 우리 몸은 들쑥날쑥한 기온에 적응을 해야 하기 때문에 ‘몸의 부조화’를 겪게 된다.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최천웅 교수는 “우리 몸은 항상성이 있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려 한다”며 “외부 환경의 변화가 크면 그 상황에 적응을 하려고 피부·근육·혈관·자율신경 등 여러 기관이 에너지를 과다 소모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른 곳에서 에너지를 많이 써버리기 때문에 면역세포에 할당되는 에너지가 줄어들면서 면역력이 떨어지게 된다는 의미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덕철 교수는 “체온이 내려가면 면역세포의 기능이 떨어지고 암세포가 활성화한다는 쥐 실험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대 보건대 연구팀이 한국·중국·일본·대만 아시아 4국 30개 도시의 시민을 대상으로 일교차에 따른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일교차가 1도 늘어날 때마다 총사망률이 0.58% 높아졌다. 일교차가 사망에 미치는 영향은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더 컸다.
따뜻하다가 갑자기 추워지게 되면 호흡기 점막의 섬모 기능이 떨어지면서 바이러스·세균 등의 침투가 용이해진다. 최천웅 교수는 “가을 환절기에 면역력을 지키는 핵심은 체온 유지”라며 “가방 속에 얇은 옷을 가지고 다니는 등 보온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가을 환절기에는 돼지풀, 쑥 등 알레르기 물질도 증가한다. 알레르기 체질인 사람은 이 물질이 몸 속에 침투하면 면역세포가 대응하는 과정에서 활성산소가 만들어지고, 활성산소는 다시 면역세포를 손상시켜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