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은 혈당이 떨어지고 장(腸)에 영양 공급이 충분하지 않으면 배고픔을 느낀다. 뇌는 이것을 인지하고 장에 움직임 신호를 보낸다. 불필요한 가스와 대변을 내보내고 새로운 음식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다. 그럼 소장과 대장 안에 있던 가스가 활발히 이동하면서 ‘꼬르륵’ 하는 소리를 낸다. 일산 차병원 소화기내과 송경호 교수는 “공복감은 위(胃)에서 느끼기 때문에 위에서 소리가 난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꼬르륵’은 장에서 나는 소리”라며 “이는 뭔가를 ‘먹어야 할 때’를 인식하게 하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배고프지 않은데 꼬르륵 소리가 날 때도 있다. 장에 공기가 많이 찼을 때다. 말을 많이 하거나 음식을 급하게 먹거나 격렬한 운동을 하거나 껌 또는 사탕을 즐기거나 흡연하는 경우 들이마신 공기가 장까지 전달돼 소리를 낼 수 있다. 소화 효소로 잘 분해되지 않고 가스를 만들어내는 당 성분인 ‘포드맵(FODMAP)’ 식품을 많이 먹었을 때도 소리가 낼 수 있다. 포드맵 식품으로는 유제품, 통곡물, 밀가루, 사과, 배, 수박, 양파, 브로콜리, 양배추가 있다.
배고프지 않은데 꼬르륵 소리가 자주 나고, 복통, 설사, 복부 팽만이 지속하면 질병을 의심해야 한다. 과민성 장 증후군, 대장이나 소장의 종양, 염증성 장 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 송경호 교수는 “종양 또는 염증으로 장의 통로가 좁아지면 정체됐던 가스가 좁은 통로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고 말했다. 이때는 병원을 찾아 검사받아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