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적으로 냉장고와 침대를 공유한 부부가 장수한다.

전 세계 대표적인 장수 부부는 요즘 손자와 손자며느리 폭로로 마음 상한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94)과 남편 필립공(99)일 게다. 필립공은 최근 그 나이에 심장 시술까지 받았다.

말년까지 부부로 살면 장수할 확률이 높다. 이는 고령화 선배인 일본을 보면 안다. 일본 미혼 남성의 사망률 피크 나이는 66세인데, 전체 평균 81세보다 15년 이르다. 남편이 있는 여성도 독신보다 8~10년 오래 산다.

배우자와 사별했을 때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오래 사는 경향이 있다. 장수를 위해 ‘남자는 아내가 있어야 하고, 여자는 남편이 없어도 된다’는 얘기다. 홀로 남은 남성의 사망 원인은 고령자에게 가장 흔한 암(癌)보다 당뇨병, 고혈압, 심장 질환이 많은데, 이는 외식이나 편의점 음식 등으로 탄수화물과 지방이 많은 식사를 한 결과로 본다. 부부 생활의 핵심은 냉장고 공유였다.

결혼해서 애 키우며 지지고 볶는 삶이 홀가분하게 사는 독신보다 힘들어 보이지만, 수명은 되레 길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울증에 빠질 확률이 낮다. 노년 자살률은 독거층에서 높다. 금슬은 스트레스 완충 효과를 낸다. 운동도 파트너가 있으면 더 자주 하게 된다.

심장내과 의사들에 따르면, 새벽에 급성 심근경색증이나 부정맥으로 응급실에 실려 온 환자 중에 늦게 발견되어 사망하는 상당수가 혼자 살거나 부부라도 각방을 쓰는 경우라고 한다. 혼자서도 끝까지 활기차게 살 수 있다. 그래도 통계적으로 냉장고와 침대를 공유한 부부가 장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