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병원

남자로 태어났지만 본인은 여자라고 생각하는 사람,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남성이 되고픈 사람, 이처럼 성별 인지와 태어날 때 지정된 성별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를 트랜스젠더(transgender)라고 하는데, 이들을 진료하는 전담 클리닉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대학병원에 생겼다. 고려대병원은 성소수자들을 위한 젠더 클리닉을 올해 초 열었고, 성형외과 황나현 교수가 이끌고 있다.

황 교수는 “2018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정신질환으로 분류했던 ‘성별 불일치’ 항목을 ‘성적 건강 관련 상태’로 변경했다”며 “트랜스젠더가 더는 정신장애가 아니라고 명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트랜스젠더는 자신이 반대 성의 사람이라고 여기는 사람들로, 본인 성별을 그대로 인식하고 동성을 좋아하는 동성애자와 다르다. 만 명 당 40~70명 태어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젠더 클리닉에서는 성별 인지가 명확한지를 점검한다. 간혹 정신착란 등으로 성별 인지를 혼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랜스젠더가 명확하면 성 정체성에 부합하는 호르몬 치료, 성전환 수술 등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성형외과, 내분비내과, 비뇨의학과, 산부인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의사 6명으로 ‘젠더팀’을 결성했다.

황 교수는 “국내 트랜스젠더들은 의료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한 채 태국 가서 음성적으로 수술을 받고, 수술 부작용이 생겨도 아픈 몸을 이끌고 다시 태국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의 안정적인 삶의 변화를 위해 다양한 진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성전환 수술과 젠더 클리닉으로 유명한 미국 캘리포니아대병원과 벨기에 겐트대학병원 등에서 연수를 하고 수술 경험을 익혔다. 그는 “모든 트랜스젠더가 성전환 수술을 하는 건 아니고, 호르몬 요법만으로도 어느 정도 체형, 피부, 목소리 변화를 얻을 수 있다”며 “선진국에서는 개인 의향에 맞춰 목젖, 유방, 생식기 재건 및 절제 등 다양한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