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한 방에 25억원 하는 선천성 근위축증 치료제 ‘졸겐스마’를 건강보험으로 적용해야 할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숨도 쉬기 어려운 아이의 생명을 살리는 데 그 큰돈을 써야 할지, 수천만원 의료비 부담도 버거운 여타 중증질환에 건보 재정을 투여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졸겐스마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으로 화제를 모은 신약이다. 글로벌 제약회사 노바티스가 만들었다. 유전성 질환인 척수성 근위축증(SMA)을 완치시킬 수 있는 유일한 치료제다. 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바꿔주어 약효를 낸다. 단 1회 투여로 SMA 진행을 멈출 수 있다. SMA 근위축증 아기는 앉지도 걷지도 못한다. 숨 쉬는 근육도 약해서 호흡이 힘들다. 환자 90%가 두 살을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다.
그런데 졸겐스마가 작은 기적을 불러왔다. 딱 한 번의 주사로 유전자를 정상적으로 작동시켜 근육 움직임과 관련된 단백질을 생성한다. 2019년 미국서 투약 허가를 처음 받은 이후 전 세계 40여 국가에서 쓰이고 있다. 앉지도 못하던 아기가 서고 걷는 동영상이 여러 나라에서 올라온다. 근위축증 SMA형은 전 세계적으로 신생아 1만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가 이루어질수록 치료 효과가 크다.
졸겐스마는 현재 미국, 일본, 영국 등 주요 국가에서는 건강보험 적용 혜택을 주고 있다. 이들 나라 환자는 3000~8000달러(한화 약 930만원) 정도만 내면 된다.
국내에서는 9월 중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건강보험 적용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다. 대체 치료제가 없지만, 약값이 워낙 고가여서 건보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제약사 노바티스는 효과 기반 약값 지불 방식이나 분할 납부, 약값 일부 공동 부담제 등 환자의 약가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정부와 협의 중이다. SMA 환자 가족들은 이 질환이 빠르게 진행되기에, 조기에 투약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