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방송인이자 가수 김종국이 유튜브에 영상을 올려 입장을 밝히며 호르몬 수치를 공개했다. /유튜브

“저는 처음 운동을 시작하면서부터 지금 현재까지 단 한 방울의 약물도 사용을 한 적이 없습니다”

방송인이자 가수 김종국(45)씨가 한 서양 유튜버의 저격으로 시작된 약물 논란을 11일 일축했다. 이날 김씨는 유튜브 채널에 호르몬 검사를 받은 영상을 올리며 이같이 밝혔다.

김씨는 “제 (유튜브) 채널을 보시는 분들이 저를 보면서 운동을 꾸준히 하면 저(김종국)만큼 될 수 있다고 믿어주신다. 그리고 제 삶의 가치관이나 방향성을 좋아해 주시는 많은 분이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제가) 약물을 사용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의 선택으로 약물을 쓴다면 어쩔 수 없다”며 “제 친한 동생, 형, 지인이라면 ‘하지 마세요’, ‘쓰지 마세요’라고 하겠다”고 했다. 이어 “한방울도 안 쓰고 아예 그쪽(약물)에 눈도 돌리지 않아도 저만큼이 아니라 저 이상이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자신만의 강박도 밝혔다. 그는 “내 몸이 허락하는 한계까지 운동하는 게 정상적이라고 생각해서 커피도 안 마신다. 대장 내시경도 마취 하지 않고 한다”며 “내 몸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주는 것에 대한 강박이 심하다”라고 했다.

11일 방송인이자 가수 김종국이 유튜브에 공개한 호르몬 수치. /유튜브

◆ 45세 김종국 남성호르몬 수치 8.38···”외부 주입으로 보기 어려워”

이날 영상에는 김종국씨가 호르몬 검사를 받는 장면도 담겼다. 9일 병원을 찾은 김씨는 지난 6일 의뢰했던 호르몬 검사 결과를 받았다. 결과에 따르면 김씨의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수치는 8.38이다. 2년 전 김씨의 수치는 9.24였다.

김씨는 떨어진 점을 아쉬워하며 “그래도 높은 거냐”라고 의사에게 물었다. 이에 오히려 의사는 놀라며 “뭐 안 맞았죠?”라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40대의 호르몬 수치를 고려하면 상위 한 1% 안에 들어간다”며 “테스토스테론을 만드는 전구(前驅)물질도 평균 이상”이라고 했다.

이어 “외부에서 (약물을) 주입해도 테스토스테론은 잘 안 오른다. 또 (테스토스테론의) 전구물질은 안 올라간다”며 “(약물을) 주입했다고 지금 입장에서는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지만, 이 호르몬으로 변하는 전 단계의 물질도 많으니 자연 생성된 것으로 본다는 설명이다.

/그렉 듀셋 유튜브

◆ “약물 쉽게 접하는 곳과는 마인드 자체가 달라”

김종국씨는 약물 논란을 일으킨 구독자 126만명을 보유한 캐나다 유튜버 겸 보디빌더 그렉 듀셋을 향한 불편함을 드러냈다. 앞서 그렉 듀셋은 ‘40대인 김종국은 HRT(호르몬 대체 요법)를 통해 몸을 키운 게 분명하다’라는 취지의 영상을 올렸다.

이에 대해 김씨는 “(그렉 듀셋은) 본인이 굉장히 영향력이 있다고 알고 있을 것”며 “(약물을 쓴 몸이라는) 멘트 한마디가 정말 순수하게 운동하는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마음을 주고 포기하게 할 수 있고, 혹은 약물로 눈을 돌리게 할 수 있는 나쁜 짓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서로를 이해시킬 수 없는 이유는 저는 나이가 들어서 호르몬이 떨어지면 그만큼 운동을 배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분이나 그쪽 커뮤니티는 호르몬이 떨어지면 호르몬을 주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약물은 하면 안 돼’ 이게 우리의 기본적인 마인드”라며 “약물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대화하기 어렵다”고 했다.

가수 김종국이 6일 해외 보디빌더가 제기한 스테로이드 복용 의혹에 대해 "모든 검사를 받아보겠다"며 입장을 전했다. /인스타그램

◆ 호르몬 대체 요법(HRT) 정말 괜찮을까

이번 논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그렉 듀셋이 유튜브 채널에 ‘김종국, 약물을 사용했을까 안 했을까’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며 시작했다. 그는 김씨가 나이가 들면서 더 몸이 좋아진다며 “45세에는 25세, 35세에서 분비되는 남성호르몬의 양을 따라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00만달러(한화 11억 8400만원)를 걸거나 누군가 내 머리에 총을 겨누고 그(김종국)가 로이더(약물을 사용해 근육을 키운 사람)인지 아닌지를 묻는다면, 나는 로이더라고 답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7일 영상을 통해 그는 “김종국은 45세에 엄청난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데, 열심히 하니까 무조건 내추럴(약물을 사용하지 않고 근육을 키운 사람)일까?”라며 “나는 HRT 사용자다. 이건 불법이 아니다. 김종국도 그렇다”라고 재차 주장했다. “로이더는 로이더를 알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렉 듀셋이 언급한 HRT는 인공 호르몬을 투입하는 것을 말한다. 다만 호르몬 특성상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대부분의 경우 의사 진료·처방에 따른 질병 치료로만 허용한다.

식약처는 올해 초 근육 강화나 운동 효과를 늘리기 위한 목적으로 남성호르몬과 유사한 ‘단백동화 스테로이드’ 등 스테로이드 제제(製劑)를 사용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단백동화 스테로이드 오·남용으로 남성은 탈모, 고환 축소, 정자 수 감소에 따른 불임, 여성형 유방 등이, 여성은 남성화, 수염 발달, 생리 불순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이러한 스테로이드는 대부분 불법 유통되기 때문에 허가사항과 다르게 사용되거나 비위생적인 환경이나 미생물에 오염된 채로 제조됐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경우 피부·근육 조직 괴사, 패혈증 등 또 다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