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에 지방이 쌓이는 지방간처럼 근육에 지방이 축적되는 현상을 근지방증이라고 한다. 지방화가 적은 근육, 이른바 ‘질 좋은 근육’을 많이 갖고 있는 여성일수록 동맥경화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건강의학과 이민정, 김홍규 교수팀은 심혈관질환 이력이 없는 건강검진 수검자 4068명을 대상으로 근육의 질과 관상동맥 석회화 정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질 좋은 근육이 많은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관상동맥 석회화 위험이 최대 6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상동맥 석회화는 심장에 혈액과 영양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의 내벽에 지방, 콜레스테롤, 칼슘 등이 침착돼 혈관이 좁아지고 탄력을 잃는 상태(동맥경화)를 말한다. 심할 경우 협심증, 심근경색증과 같은 심각한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동안 많은 연구들이 근육량과 심혈관질환 연관성을 제시해 왔는데, 이번 연구는 한 단계 더 나아가 근육의 양뿐만 아니라 근육의 질 역시 심혈관질환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연구는 미국심장학회 산하 동맥경화 관련 국제 학술지에 실렸다. 질 좋은 근육 여부는 CT상에 찍힌 복부 근육에서 지방 없는 근육 비율을 계산해 산출했다.
이민정 교수는 “남성은 근육량과 관상동맥 석회화 위험 연관성이 여성만큼 두드러지지는 않았는데, 좋은 근육이 많음에도 흡연,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 등을 많이 갖고 있어 좋은 근육이 주는 효과가 상쇄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