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소음측정 하는 모습/박상훈 기자

치매 유발 요인은 노화와 더불어, 심혈관계 질환, 부적절한 생활 습관 등 다양하다. 환경 요인도 중요하다. 도로 교통에 따른 소음 공해는 대기 공해 다음으로 흔한 환경 요인인데, 약 20%가 소음 공해에 시달린다. 그로 인해 불면증, 심장 질환, 비만, 당뇨 등 다양한 질환이 생길 수 있으나, 치매와는 관련성이 잘 연구되어 있지 않았다.

최근 영국의학회지에 교통 소음과 치매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에서는 동일한 주거지에서 최소 10년 지속적으로 거주한 60세 이상 덴마크인 193만8994명을 대상으로 했다. 주거지 빌딩에서 소음에 최대로 노출된 면과 최소로 노출된 면의 소음 정도를 지속적으로 측정하면서, 평균 8.5년간 추적 관찰한 후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치매 발생 여부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총 10만3500명에게서 치매가 발생했다. 최대 소음 정도가 60데시벨 이상인 경우는 45데시벨 이하와 비교해서 치매 발생률이 16% 증가했다. 최소 소음 정도가 55데시벨 이상인 경우는 40데시벨 이하와 비교해서 치매 발생이 21% 증가했다.

소음 공해는 신체에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켜서, 자율신경계를 활성화시키고,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시킨다. 실제로 소음 공해가 혈관 내피 세포 기능 이상, 산화 스트레스 및 전신 염증 증가를 일으킨다고 증명됐다. 이러한 변화는 치매 초기 단계에 나타나는 것이다.

생활 인프라가 좋은 도시 한가운데서 사는 것이 편할 수 있다. 하지만 치매를 예방하고자 한다면, 시끄러운 도로 주변서 떨어진 조용한 곳에서 사는 것이 좋겠다.

이은봉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