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검색어를 보면 질병이 보인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인터넷 포털 네이버에서 ‘죽고 싶다’ ‘우울감’ 등의 검색이 많이 늘어나는 것을 보고, 당시 코로나 감염병 사태로 우울증이 생기는 이른바 ‘코로나 블루’가 유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천병철 교수팀은 주요 우울 장애 정의에 따른 검색어를 16개 선정한 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네이버 검색어 트렌드를 분석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에는 지난 2월 고려대 의대를 졸업한 김지은·한주희씨가 학생 연구원으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대한의학회지(JKMS) 최근호에 실렸다.
분석 결과, 코로나19 유행 이전과 비교해 ‘의욕 저하’ ‘불면증’ ‘좌불안석’ ‘피로감’ 등의 검색량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특히 ‘죽고 싶다’와 ‘죄책감’ 검색량은 유행 초기에는 증가하지 않았다가, 유행이 진행되고 길어지면서 크게 늘었고,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는 단순한 우울감을 넘어 자살 등을 생각하는 중증 단계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천병철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우울증 관련 증상의 검색량 추이가 코로나로 인한 우울증 유행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검색량을 보고 질병 유행을 예측하고 공중 보건학적 대책을 마련하면 보건 의료 위기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