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시민들이 커피를 손에 든 채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하루 2~3잔의 커피를 마시는 것이 심장 질환 위험을 낮추고 더 오래 사는 것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5일(현지 시각) 미국 심장학회(ACC)에 따르면 호주 멜버른 알프레드 병원과 베이커 심장 연구소 소속 피터 M. 키슬러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커피가 새로운 심장병이나 기존 심장 질환을 악화시키는 데 관련이 없고 오히려 심장 보호 효과를 가질 수 있다는 내용을 최근 발표했다.

연구진은 하루 커피 섭취량이 한 잔에서 여섯 잔 사이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영국 바이오탱크 데이터를 이용해 10년 이상 추적한 50만 명을 관찰했고 이들의 부정맥, 관상동맥, 심부전, 뇌졸중 등 심혈관 및 심장 질환에 따른 사망 사례를 살펴봤다.

먼저 첫 번째 연구에서는 심장 질환을 앓고 있지 않은 38만2535명의 데이터를 조사했다. 그 결과 하루에 2~3잔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관상동맥 심장병, 심부전, 심장 박동 문제 등의 이유로 사망할 위험이 10~15% 낮다고 나왔다. 뇌졸중과 심장 관련 사망 위험률의 경우 하루 1잔을 마시는 사람들이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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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연구는 심혈관 질환을 앓는 3만4279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연구 결과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더라도 하루 2~3잔의 커피를 마셨을 때 마시지 않는 것에 비해 사망 확률이 약 20% 낮았다. 또 연구진은 커피를 많이 마시는 게 부정맥 등 심장 박동 문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했다.

키슬러 박사는 “커피를 마시면 심장 박동이 빨라질 수 있기 때문에 흔히 커피가 특정 심장 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음을 걱정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정기적인 커피 섭취는 오히려 심장병이 있는 사람들에게 건강한 식단 일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 연구는 일반 커피와 인스턴트 커피, 디카페인 커피 등 종류에 따른 효능 차이를 봤다. 그 결과 커피 종류에 상관없이 커피를 마신 사람의 사망률이 마시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낮다는 점이 확인됐다. 다만 디카페인은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보다 부정맥과 심부전 예방 효과가 다소 낮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 대한 몇 가지 한계를 덧붙였다. 크림·우유·설탕 섭취 등을 포함해 심혈관 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식이요법을 통제하는 게 불가능했다. 또 참가자 대부분이 백인이었기 때문에, 결과를 다른 인구 집단으로 확장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아울러 설문조사를 통해 커피 섭취량을 판단했다는 점이 결과 해석에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