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출신 의학전문기자 홍혜걸(55)씨가 “공식적으로 폐암 환자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간유리음영으로 폐 수술을 받았다. 간유리음영은 흉부 CT에서 폐 조직이 유리를 갈아 놓은 것처럼 뿌옇게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간유리음영은 제 때 발견하지 못해 놔두면 폐암으로 진행된다. 홍씨 경우, 간유리음영의 크기가 점점 커져 수술을 결정했다고 한다.
홍씨는 2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의학채널 비온뒤’에 ‘폐 수술 3일 후 투병기를 공개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링거를 꽂은 채 병원 앞에 선 그는 “얼마 전, 폐암 직전인 간유리음영을 앓고 있다고 말씀드렸고 며칠 전에 제가 수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간유리음영이 발견된)위치는 좌상엽이고 저는 구역절제술(폐 일부분만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절반 정도 떼어냈다. 잘 끝났다”고 덧붙였다.
홍씨는 간유리음영에 대해 “흔한 병”이라며 “중년 이후 CT를 찍게 되면, 많을 때에는 100명 중 5명 정도가 양성 소견을 받는다. 말 그대로 불투명한, 뿌연 유리를 말하는 거다. 회색빛을 띄고 있고 물컹물컹한 질감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어 “간유리음영은 CT에서 발견되면 거의 대부분 암세포가 나온다. 절대 가볍게 보면 안 된다. 암의 씨앗이 된다. 내버려 두면 자라서 암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홍씨는 “의사들도 이걸 최근에 알게 됐다. 제가 폐에 간유리음영이 있다는 건 13년 전에 로컬 병원에서 알았다. 크기가 1.3cm였는데, 절대 작은 크기가 아니다. 그런데 그때 소견은 결핵을 앓은 흔적 같다며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 그때는 폐 CT가 나온지 얼마 안 돼 간유리음영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할 지 몰랐던 거다”라고 했다.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홍씨는 2019년 건강검진을 통해 간유리음영이 1.9cm까지 커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폐암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은 홍씨는 “머리를 탁 맞은 느낌이었다. 명색이 의학전문기자인데...”라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대학생 때부터 하루에 반갑씩 30년 넘게 담배를 피웠다는 홍씨는 이때 담배를 끊었다고 한다.
이후 홍씨는 몸관리를 위해 제주도로 내려갔고, 꾸준히 병원에 방문해 간유리음영 크기 변화를 관찰했다. 그러다 최근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에 따라 수술을 했다고 했다. 홍씨는 수술 후 체중이 6~7kg 감소했다고 한다. ‘완치 상태냐’는 시청자 질문에 홍씨는 “이게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며 “5년 후 생존율이 83%라고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