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아닌 다른 장기에 대한 의료 영상 검사에서 혈관 동맥류가 발견된 사람은 머리 속에 뇌동맥류가 있을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20배 높기에 뇌혈관 상태를 따로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뇌동맥류 치료가 전공인 송지혜 아주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혈관 위치는 다르지만 공통된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혈관 병리는 어느 곳이나 공유되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영화배우 강수연을 하늘로 데려간 뇌동맥류. 동맥 일부가 꽈리처럼 부풀어오른 상태다. 터지면 급성 뇌출혈로 사망할 가능성이 3분의 1에 이른다. 송지혜 교수는 전국적으로 매우 드문 여성 신경외과 교수로, 뇌질환 치료 의사가 멋있어 보여 신경외과를 선택했다고 했다. 아주대병원은 뇌동맥류 치료 건수가 전국적으로 상위 10위 안에 든다.
송 교수는 “고령일수록, 고혈압이나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이 있을 때, 뇌동맥류가 있을 가능성이 커진다”며 “뇌혈관 영상 검사로 뇌동맥류가 발견됐을 때는 크기와 모양, 위치, 위험 요인 등을 감안해 뇌동맥류가 파열되기 전에 미리 제거하는 예방적 시술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뇌동맥류가 있는 사람의 약 0.5%가 파열된다. 예방적 시술은 사타구니 옆 동맥을 바늘로 뚫고 들어가, 가느다란 관을 머리 속 뇌동맥류까지 올려서, 그 안을 금속 끝으로 실타래처럼 채워서 뇌동맥류 혈류를 없애는 식으로 한다.
“파열을 짐작할 수 있는 증상은 없느냐?”고 묻자, 그는 “급작스레 터져서 사실상 미리 알기 어렵다”며 “평소 경험하지 못한 극심한 두통이 생겼거나, 갑자기 한쪽 눈꺼풀이 처지는 증상이 생기면, 뇌동맥류 파열이 임박한 상태로 보고 서둘러 대학병원 응급센터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우연히 발견된 뇌동맥류가 터질까 봐 심리적으로 너무 불안해하는 사람이나, 앞으로 살아갈 여명이 긴 젊은 환자에게는 예방적 시술을 더 권하는 편”이라며 “뇌동맥류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금연을 하고, 고혈압, 고혈당, 고지혈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