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정다운

노년에 꾸는 잦은 악몽이 파킨슨병을 예고하는 경고 신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현지 시각) 외신에 따르면 영국 버밍엄대 인간 뇌 건강 센터 연구진은 67세 이상 노인 3818명을 최장 12년간 추적 조사한 자료를 분석한 끝에, 악몽을 자주 꾸는 사람이 파킨슨병 진단을 받을 확률이 더 높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파킨슨병은 뇌 속 신경전달물질 중 운동에 필요한 ‘도파민’(dopamine)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원인 모르게 서서히 소실되어 가는 질환이다. 치매 다음으로 흔한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근육 경직, 몸 떨림, 느린 동작, 자세 불안정 같은 운동장애 증상이 나타난다.

연구진은 악몽을 일주일에 적어도 한 번 꾸는 노인(4.3%)은 그렇지 않은 노인(2.2%)보다 파킨슨병 발병률이 약 2배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 기간에 91명이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는데, 이들 대부분 연구 시작 5년 이내에 증상이 발생했다. 잦은 악몽이 파킨슨병의 진행을 알리는 전조 증상일 수 있음을 말해주는 부분이다.

이같은 상관관계를 두고 연구진은 파킨슨병 초기 단계에서 수면 중 부정적인 감정을 억압하는 뇌 부위의 퇴행이 시작되기 때문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악몽이 파킨슨병을 일찍 발견하게 되는 지표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렘(REM) 수면장애가 파킨슨병 위험 증가와 연관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수면은 렘수면과 비렘(non-REM)수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렘수면은 꿈을 꾸는 수면으로 몸은 마비 상태이나 뇌는 활발히 활동한다. 반면 비렘수면은 몸은 움직일 수 있지만 뇌는 활동하지 않는 상태다.

렘수면 장애는 꿈속 내용대로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와 싸우는 꿈을 꾼다면 발로 벽을 차거나 옆 사람을 때리는 행동을 하게 되는 경우다. 이같은 렘수면 장애의 70%는 파킨슨병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의 의학 전문지 랜싯의 자매지인 ‘e임상의학’(eClinical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