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②편에서 계속
통합의학 전문가인 이경미 차의과학대학교 교수와의 대화는 암 치유력을 높인 환자들의 10가지 특징 가운데 6~10번째 항목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암 치유력 향상⑥
:긍정적 감정을 키워라
—긍정적 감정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가?
“근본적 치유 생존자들이 말하는 긍정적인 감정에는 기쁨, 행복, 만족, 평화, 감사, 웃음, 사랑 등이 있다. 흔히 생각하기 쉬운 기쁨과 같은 극적인 감정만이 아니라 만족, 평화, 감사와 같은 상대적으로 차분한 상태도 있다는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 습관처럼 하루에 단 5분이라도 의도적으로 긍정적 감정을 높이는 활동을 하는 것이 암 치유에 도움이 된다.”
—늘 긍정적이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으면 더 나쁜 것 아닌가?
“맞다. 긍정적인 생각이 갖는 건강 효과에 대해 사회적으로 많이 알려지다보니 부정적인 생각이 드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나 죄책감을 갖는 환자들도 있다. 그러진 않았으면 좋겠다.
특히 암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는데, 이것을 하나의 치료기술이라고 보고 잠시라도 긍정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이 좋다. 부정적 생각이 우리 일상을 자연스레 지배하더라도 아주 잠시라도 자연스러운 기쁨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신체 회복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꼭 웃을 필요는 없다. 웃는 표정을 지으려고 노력하는 것도 비슷한 건강 효과가 있다. 그래서 간단한 요령 중 하나로, 쳐져 있는 입꼬리를 올리라고 환자들에게 이야기한다.”
행복을 만드는 기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건강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늘 행복하다고 느끼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그 대신 매일 매일 습관적으로 양치질을 하듯이 날마다 몇 분이라도 행복을 불러오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근본적 치유 생존자들의 경험을 종합해 보면 그들은 행복을 타고난 성격으로 여기지도 않고, 그렇다고 수시로 변하는 기분으로 여기지도 않는다. 단지 매일 연습해야 하는 하나의 기술로 본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어떻게 연습해야 하나?
“특히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효과적이다.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변화시키거나 숨기려고 하는 대신, 자신의 결점까지 포함한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키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
나의 암 환자들 가운데에는 ‘타인에게는 너무 좋은데, 자기 자신에게는 엄격한 분들’이 더러 있다. 타인에 대한 배려나 용서보다 먼저 자신에 대한 수용과 사랑이 있어야 한다.”
—긍정적 사고가 치유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의학적으로 설명하면?
“긍정적인 감정을 느낄 때 뇌는 가장 먼저 세로토닌, 릴렉신, 옥시토신, 도파민, 엔도르핀 등 행복 호르몬을 즉시 혈류로 방출한다. 이 같은 행복 호르몬을 ' 치유 호르몬'이라고도 한다.
치유 호르몬은 공통적으로 혈압, 심박수,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의 수치를 감소시키고, 혈액 순환을 개선하며, 호흡을 깊게 하고, 소화가 잘 되도록 한다. 백혈구와 NK(자연살해) 세포의 수와 활성도도 증가시킨다.”
이 교수가 말을 이어갔다.
“뉴욕 헌터 칼리지 연구원들은 최신 연구들을 검토한 결과 옥시토신이 유방암과 난소암의 성장과 전이를 늦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옥시토신은 자가포식(암 세포 사멸)을 증가시켜 코티솔의 암 유발 효과를 역전시킨다.
옥시토신을 증가시키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 옥시토신은 긍정적인 느낌이 들 때마다, 그리고 포옹이나 맛사지 같은 신체접촉을 통해 언제든지 즉각 분비되기 때문이다.”
암 치유력 향상⑦
:살아야 할 강력한 이유를 찾아라
—삶의 목적이 암 치료에 그렇게 중요한가?
“그렇다. 환자는 내용이 무엇이든 상관 없이 자신이 지구 상에서 하루라도 더 살아야 하는 이유를 갖고 있어야 한다. ‘살아야 할 강력한 이유가 있는 것’과 ' 죽고 싶지 않은 것'은 매우 다르다. 삶에서 목적을 갖고, 기쁨을 찾는 것은 치유와 건강에 필수적이다.”
—뒷받침할 만한 연구 결과가 있나?
“한 연구에 따르면 100세 장수인들의 자녀들은 배우자와 동년배에 비해 훨씬 더 높은 삶의 목적을 가지고 있었고, 삶의 목적이 높을수록 노화 관련 질병을 지연시켰다. 미시간 대학이 50세 이상 약 700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삶의 목적 점수가 가장 높은 사람들이 목적 점수가 가장 낮은 사람들보다 사망할 확률이 2.5배 낮았다.”
—삶의 목적을 어떻게 찾을 수 있나?
“자신의 삶의 목적을 찾기는 의외로 쉽지 않다. 생활에 바쁘다보니 어쩌면 우리의 진정한 ‘삶’은 먹고 사는 ‘생활’ 속에서 그냥 흘러가 버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제안되는 방법이 자신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도록 의식적으로 스스로를 도와주라는 것이다. 누구든지 한 번쯤 마음에 여유를 갖고 시간을 내어 보면 좋겠다.”
—구체적인 실천 방법이 있다면?
“세가지를 들 수 있다. 먼저 유언장을 써 보는 것이 좋다. 펜을 쥐고 조용한 곳을 찾은 다음, 글을 써 보라. 그리고 언제 죽었으면 하는지 원하는 나이를 적고, 자신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자신의 부고 기사를 작성해 보라.
둘째, 현재 자신이 살아야 할 모든 이유들의 간단한 목록을 만들어 보라.”
—세번째는?
“두가지 질문을 던져보라. 먼저 당신에게 부, 건강, 성공이 모두 있다고 상상하고 그 때 어떻게 행동할지 적어 보라. 둘째, 의사가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사망할 것이라고 말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이 경우에 당신은 남아 있는 시간에 무엇을 하며 살겠는가?
이제 이 두 가지 답변을 비교해 보고 그 중에 공통 요소를 찾아본다. 바로 그것이 당신이 살아서 가장 하고 싶어하는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조건과 환경에 상관 없이 하고 싶은 것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살아야할 이유이기도 하다.”
암 치유력 향상⑧
:영적 연결을 강화하라
—영적 연결이 어떤 것인가?
“영적 연결이라고 하면 종교적인 것만으로 생각하기 쉽다. 종교가 건강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의아해하기 쉬운데, ‘내면의 고요함과 만나는 시간을 가지라’는 것이 핵심이다.
현대인은 생각이 많다 보니 쉬어도 쉬지 못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기도든, 명상이든, 자연 속에서의 산책이든, ‘생각하는’ 마음이 잠잠해지면 우리 몸에도 생리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즉 호흡과 심장박동이 느려지며 우리 몸에 치유와 관련된 신경계가 활성화된다. 면역 체계가 재충전될 수 있는 것이다. 신체가 투쟁-도주 모드로 들어가는 스트레스 반응이 감소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의학에서 이런 것을 다루는 분야를 종교신경과학(neurotheology)이라고 하는데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좀 더 과학적으로 설명한다면?
“지난 20여년간 이루어진 수백 건의 연구를 보면 사람들이 영적 연결을 위한 수행을 통해서 마음이 고요해지고 평화의 상태를 느낄 때 몸에 생리적인 변화가 나타난다. 혈액 속으로 세로토닌과 도파민과 같은 웰빙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고, 혈액 순환의 개선, 혈압 감소, 소화 능력과 해독 능력의 향상, 면역체계의 변화가 생긴다. 더 나아가 후성유전학(epigenetics)적으로 말하면 해로운 유전자의 활동 버튼이 꺼지기까지 한다.”
암 유전자의 스위치를 끄다
—후성유전학이 뭔가?
“흔히 우리의 건강과 질병이 유전자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휴먼게놈프로젝트를 통해 인간의 유전자를 구성하는 약 32억쌍의 염기서열을 대부분 알게됐는데도 인류는 질병을 정복하지 못했다.
왜 그럴까? 이러한 유전자가 실제로 발현되는 데는 영양, 스트레스와 같은 환경요소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을 연구하는 분야가 바로 후성유전학이다.”
—예를 들면?
“녹황색 채소와 콩에 풍부한 영양소인 엽산을 적게 섭취할 경우 암 유전자가 억제되지 않아 대장암과 췌장암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반면, 브로콜리, 마늘과 같은 식품의 유황 성분은 암 억제 유전자의 버튼을 켜서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희망을 주는 것은 유전적으로 질병의 요소가 있더라도 건강식을 먹고 운동을 하고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면 병으로 발현이 안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암 유전자의 활동 버튼이 꺼진다고 표현할 수 있다.”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나?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의 ‘마음과 뇌 센터’ 연구자들은 명상 수련회에 참석한 사람들과 참석하지 않은 사람들을 비교 연구했다. 수련회에서 매일 명상을 한 사람들은 텔로머라제 활성이 크게 증가했는데, 이 텔로머라제는 DNA(유전자)의 텔로미어를 길게 하여 암 위험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매디슨 캠퍼스의 연구자들은 숙련된 명상가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수치가 낮고, 감정적 스트레스를 덜 느끼며, 염증 반응이 적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은 모두 암 위험을 현저하게 감소시키기 때문에, 이러한 발견은 암 환자에게 매우 중요하다.”
—영적 연결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은?
“당연히 종교 활동과 기도가 도움이 된다. 그리고 의학적인 측면에서의 핵심은 번잡한 생각이 가라앉고 고요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모든 것이 해당될 수 있다.
일단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카톡 알람과 이메일을 시간을 정해서 확인하는 것과 같이 가급적 자신의 통제 하에 두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다양한 명상 앱을 활용해 명상을 할 수도 있다. 명상을 할 때 가만히 앉아 있으면 잡념이 더 생기는 경우가 흔해서 나는 환자들에게 ‘걷기’를 권한다.”
이 교수가 베트남의 탓닉한 스님 이야기를 꺼냈다.
“최근에 열반한 베트남의 탓닉한 스님은 일상 속 호흡과 걸음을 하나 하나 의식하며 실천할 것을 권했다. 그러다 보면 생각이 개입할 여지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산책하거나 걸을 때 일거리를 생각하면서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안되고 호흡과 걸음에만 집중해야 한다.”
암 치유력 향상⑨
:힘이 되는 사람을 주변에 두라
—어떤 뜻인가?
“주변에 함께 있으면 힘이 되는 사람들을 두라는 것이다. 함께 있으면 왠지 우울해지거나 힘이 빠지게 하고, 사랑이라는 이유로 자신이 원하지 않는 간섭을 과도하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정중하게 거리를 두는 것이 건강에 좋다.
사회적 관계는 심지어 운동, 건강한 식단, 금연이나 금주보다 건강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사회적 연결이 강한 사람들이 사회적 연결이 약한 사람들보다 훨씬 더 오래 살고 암 발병률도 낮다.”
—힘이 되는 친구는 어떤 사람들인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도 받아들여지는 안전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사람, 평가받을까 염려하는 일 없이 자신의 진짜 생각과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로 자신의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랑이나 지지, 위안을 주는 사람과 접촉할 때 신체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나?
“우리 뇌에서는 도파민, 옥시토신, 세로토닌, 엔도르핀과 같은 치유물질 분비가 증가한다. 이러한 물질들은 염증을 줄이고 백혈구, 보조T 세포, NK(자연살해) 세포의 수를 증가시킴으로서 면역체계를 강화한다.”
친구는 양보다 질이 중요
—주변 사람들이 많을수록 좋은가?
“수가 중요하지 않다. 누구냐도 중요하지 않다. 자신이 받아들여지고 지지를 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하고 함께 있으면 즐겁고 힘을 얻게 되는 사람이 주변에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200명의 친구 보다도, 한명이라도 자신이 의지할 수 있고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좋다.”
—관련된 연구 결과가 있다면?
“한 연구결과를 보면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들은 매주 보통 강도 이상의 운동을 할 가능성이 적었고, 과일과 채소를 섭취할 확률도 낮았다. 그에 반해 담배를 피울 가능성은 더 높았고, 금연에 성공할 확률도 줄었다. 즉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들이 건강에 좋지 않은 습관과 행동을 하게 되는 경향이 많다.”
—다른 연구 결과는?
“최근 핀란드, 폴란드, 스페인에서 1만 명 이상의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외로움이 건강 악화에 가장 강한 변수 중 하나임을 발견했다. 연구자들은 외로움으로 인해 주의력 저하와 인지 장애, 유전자 발현과 호르몬 수치의 부정적인 변화, 신경계 및 면역계의 부정적인 변형 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와 비슷하게 코로나 사태 후 진료실에 특히 우울감과 기억력이 예전같지 않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정말 많이 찾아온다. 이러한 연구들에 비추어 보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개인의 고립이 다양한 건강 문제를 야기하지 않을까 염려하게 된다.”
—추천할만한 실행 방안이 있다면?
“친구에게 도움을 구체적으로 요청하는 연습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도움을 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치료를 해 나가는 과정에서 혼자만의 힘으로 모든 것을 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당신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당신을 진정으로 돕고 싶어하지만,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당신이 필요한 도움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
또 반려 동물을 갖는 것도 좋다. 반려 동물로부터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는 것이 사람에게서 지지를 받는 것 만큼이나 유익하다는 점이 입증됐다.”
암 치유력 향상⑩
:적절한 보조제도 도움이 된다
—건강 보조제가 암 치유에 도움이 되나?
“많은 근본적 치유 생존자들이 보조제가 회복에 도움이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이들이 보조제를 섭취하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이다. 첫째, 면역 체계와 전반적인 건강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둘째, 기생충, 중금속, 유해 박테리아, 독소와 같이 신체에 있어서는 안 되는 것들로부터 몸을 해독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셋째, 음식을 더 잘 소화하도록 돕기 위해서이다.”
—실제로 효과가 있나?
“현재 수백가지의 보조제들이 연구되고 있으며, 면역 시스템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여지는 보조제들이 있다. 예를 들어 비타민D 보조제는 특정 유방암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마토 성분인 라이코펜을 섭취했을 때에는 3주 만에 전립선암 환자의 전립선 특이 항원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부작용 주의해야
—어떤 보조제가 암 치유에 좋나?
“보조제는 사람마다 자기에게 맞게 써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똑 같은 암에 걸렸다 하더라도 똑 같은 보조제를 복용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나도 진료실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다.
요즘에 보조제에 대한 관심이 과도하다 보니 특정 성분을 중복해 과다하게 복용하는 경우들이 많고, 먹지 않아야 하는 성분들을 복용하는 경우들도 있다. 그래서 식단 변화나 보조제 섭취와 관련해서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잘못 복용하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뜻으로 들린다.
“흡연자의 경우 비타민A, 루테인, 비타민B6와 B12 복용 시 오히려 폐암 발병률을 높인다. 미네랄 제제나 지용성 비타민의 경우 몸에 축적되어 독성이 나타나기도 한다. 약과 보조제의 상호 작용 때문에 특정 약 복용 시에 함께 먹어선 안 되는 보조제도 있다.
실제로 진료 중에 지용성 비타민D, 면역 때문에 최근 각광받는 미네랄 성분인 아연, 그리고 셀레늄을 혈액 검사로 측정을 해 보면 정상 범위보다 높은 경우들이 있다. 이런 경우에는 당분간 해당 영양제 복용을 중단하게 한다.”
—먹지 않고 보조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해독을 돕는 방법으로, 땀이 날 때까지 운동하여 노폐물을 배출한다든가, 목욕물에 소금이나 베이킹 소다를 넣고 탕 목욕을 하는 방법도 있다. 물을 많이 마셔도 독소가 배출된다.”
새로운 돌파구
시계가 4시 30분을 넘어간다. 이경미 교수는 암 치유력을 높인 환자들의 특징을 하나 하나 설명하면서 많은 연구 결과들을 인용하고 전문 용어를 동원해 설명했다. 한 개인의 사례를 길게 집중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독자들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여기에 적지 않았다.
이제 인터뷰를 마무리 지을 시간이다. 암 치유력을 높이는 10가지 방법이 현대의학에서 갖는 의미를 마지막 질문으로 골랐다.
—수술과 방사선 치료 등 표준적인 암 치료법 외에 이런 통합종양학 치료법이 갖는 의미는?
“암과 같은 난치성 질환과 신종 전염병이 증가하면서 현대의학이 충분한 답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기존 의학의 치료법을 모두 써 보았지만 병이 재발했거나 기존 의학으로는 치료가 어렵다는 판정을 받은 뒤에 스스로 근본적인 치유를 이뤄낸 환자들의 사례들을 재조명해야 한다고 본다. 표준 치료법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은 또 다른 접근법을 몸소 입증한 것이므로 이에 대한 관심과 연구를 통해 면역과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돌파구가 어떤 방향으로 생길까?
“현대의학을 보완하는 새로운 돌파구는 이미 우리 자신에게 내재해 있는 몸-마음-영 시스템의 회복을 돕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이미 치유의 힘이 있다. 누구나 손가락을 약간 베었을 때 잘 소독하면 약을 바르지 않아도 시간이 흘러 낫는 것을 경험해 봤을 것이다. 우리 몸에 치유 시스템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의학적으로는 급성염증이라고 하는데, 일종의 면역반응이다. 이 치유 시스템이 잘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건강을 관리하고 질병 치유를 돕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통합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 질병을 비정상적인 신체 일부분의 문제가 아니라 몸-마음-영의 부조화로 보는 전인적 관점에서 우리에게 이미 내재되어 있는 치유의 힘이 잘 발휘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것이 건강을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으로 조화로운 상태’라고 본 WHO(세계보건기구)의 정의와도 일맥상통한다.”
이경미 교수는 이러한 관점에서 ‘암과의 전쟁’, ‘바이러스와의 전쟁’이란 용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암은 우리 몸에 없던 조직이 아니라 우리 몸의 균형이 깨어져 정상 세포가 돌연변이를 일으킨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래서 암을 국소적인 질환이 아니라 전신적인 질환으로 보는 것이 최근의 시각이라고 전했다.
이 교수는 암 표준치료와 더불어 이러한 근본 원인을 함께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 몸의 불균형이 지속되어 결국 암의 재발, 2차 암 발생 등의 문제가 생겨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쟁'이라는 용어는 우리 사회가 질병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잘 드러내 주고 있다”며 “이러한 관점에서는 우리의 마음과 자세가 ‘투쟁-도피’ 모드, 즉 스트레스 반응 상태로 들어가기 때문에 면역력이 약해져 결코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우리가 병원에서 많이 듣는 이야기와는 다른 시각이었다.
(‘이어 보기’ 아이콘이 작동하지 않으면 검색창에 ‘이경미 통합의학’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