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수부(手部)외과 최윤락 교수팀은 사고로 팔을 잃은 환자들에게 팔을 이식하는 수술에 잇따라 성공했다. 뇌사 기증자의 손과 팔을 환자에게 갖다 붙이고 신경을 살려서 환자 마음대로 손과 팔이 움직이도록 한 것이다. 지난해와 올해 이뤄진 최 교수팀 이식은 국내 2, 3호다. 최초는 지난 2017년 대구 W병원 우상현 원장이 했다. 그 환자는 이식받은 팔로 프로야구 행사에서 시구에 나서기도 했다.
팔 이식은 정교한 접합 수술과 타인 장기 이식 거부를 관리하는 면역학 등이 어우러진 복합 이식 수술의 상징이다. 그러기에 전 세계적으로 수백 건밖에 이뤄지지 않았다.
최 교수팀 팔 이식에는 성형외과 홍종원 교수와 면역 관리 이식외과 주동진 교수가 크게 기여했다. 최 교수는 “이식된 팔이 정상인 팔과 길이가 같아야 일상생활의 불편을 줄일 수 있다”면서 “손은 뼈, 힘줄, 근육, 신경 등 여러 구조물의 복합 조직이고, 잇는 혈관 크기가 2~3mm 정도로 작아서 수술 난도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로 손을 잃은 환자들은 의수를 하게 되는데, 사용이 부자연스럽고, 손의 감촉을 갖고 있지 않아서 환자들이 악수도 꺼리고 손을 감춘다”며 “팔 이식으로 손이 가지고 있는 운동과 감각 기능을 최대한 살리면 단추 옷을 입고, 문 손잡이를 돌리는 등 일상생활이 자연스럽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식이 잘되면 손바닥에 땀도 난다. “뇌사자 가족들이 간, 심장 등 내부 장기는 장기 이식에 잘 동의하는데, 눈에 보이는 팔은 동의를 받기가 어렵다”며 “팔 이식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최 교수는 덧붙였다.
그는 “온종일 컴퓨터 마우스를 잡아 돌리고, 스마트폰으로 카톡을 주고받는 등 요즘은 손 수(手) 자, 수난(手難) 시대”라며 “손을 항상 따뜻하게 하고 장시간 작업을 할 때는 한 시간에 5분씩 손을 쉬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