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마스크를 벗은 시민이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새 마스크를 착용하기 전 최소 1시간 정도 바람을 쐬도록 걸어두는 것이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마스크에서 배출되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의 직접 흡입을 줄이기 위해서다.

중국 난징 정보과학대학과 아일랜드 골웨이대학 연구팀은 해외 저널 ‘환경 과학과 기술 회보’를 통해, 마스크에서 배출되는 VOCs와 분해 시간 등을 초정밀 기기로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동안 새 마스크를 쓸 때 나는 특유의 냄새가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실제로 화학물질의 배출량과 유지 시간을 측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31일 온라인 게시된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전 세계에 공급되는 11개 브랜드의 마스크를 실험에 사용했다. 수술용 마스크 7종과 의료진이 주로 쓰는 N95 마스크 4종이다. 국내에서 주로 보는 KF80과 KF94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마스크를 가로 17.6㎝·세로 10㎝ 크기의 납작한 유리판 사이에 넣었다. 이어 한쪽으로 분당 288㎖의 공기를 주입하고 다른 한쪽으로는 그 공기가 빠져나오도록 했다. 그 결과 초기 1시간 동안 메탈올, 아세토나이트릴, 아세트알데하이드 등 다양한 VOCs가 배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때 일부 수술용 마스크에서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기준을 초과하는 농도 4단계(1000~3000㎍/㎥)가 측정되기도 했다. 또 어린이용 마스크의 경우 VOCs 배출량이 더 높았는데, 표면에 그려진 만화 그림 때문인 것으로 추정됐다. VOCs 대부분은 마스크 공정에서 사용된 물질이었다.

다만 모든 마스크에서의 VOCs는 실험 1시간 후부터 자연스럽게 배출되는 과정을 거치며 농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6시간 후에는 무해한 수준의 2단계(250~500㎍/㎥) 아래로 떨어졌다. 연구팀은 “VOCs의 직접 흡입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용 전 일정 시간 바람에 노출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보통 마스크를 쓰면 실험과 달리 사람 호흡기와 밀착한, 즉 제로(zero) 거리에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