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스가 대장암 투병 중에 그린 재즈(Jazz). 색종이를 오려서 역동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1947년 작. /DUTHUIT BOOKS 22

야수파로 유명한 프랑스 화가 앙리 마티스(1869~1954년). 그는 원색을 대담하게 사용하고, 거친 형태를 특징으로 하는 미술 사조 야수파 선도자였다. 빛의 변화에 의존하지 않고, 자기만의 색을 썼다. 빨강과 초록, 주황과 파랑 등 강렬한 보색대비와 역동적인 붓놀림으로 새로운 방식의 화풍에 맹수처럼 달려들었다. 피카소와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다.

노익장을 과시하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던 1941년, 72세 나이에 대장암 진단을 받는다. 이후 수술과 합병증으로 13년간 침대 생활에 빠진다. 이젤 앞에 앉을 수도, 붓을 쥘 수도 없었다고 한다.

마티스는 사냥을 포기하지 않는 야수처럼 투병 생활 중에도 그림을 만들었다. 침대에 누운 채 색종이를 가위로 오려 붙이는 콜라주 기법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그때 나온 것이 재즈 시리즈<사진>로, 강렬한 파랑으로 역동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77세 화가가 아이처럼 색종이로 유쾌하고 따뜻한 작품을 쏟아냈다.

당시 서양에서도 대장암은 드물었고, 위암이 흔했다. 냉장고의 등장으로 절이고 삭힌 음식 섭취가 줄면서 위암이 사라지고, 고기 섭취가 늘면서 대장암이 많아졌다. 한국은 절이고 짠 음식을 먹고, 헬리코박터 감염률이 높아 여전히 위암이 많다. 최근에는 식습관의 서구화로 대장암이 위암을 제치고 있다. 증가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유정아 외과 전문의는 “대장암 증상으로 대변에 출혈이 있거나, 변이 가늘어지는 것, 변에 점액이 섞여 나오는 것, 하복부 통증 등이 있다”며 “40세 이상은 증상이 없더라도 5년에 한 번 정도는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섬유질 섭취가 많으면 배변 속도가 빨라져, 암 발생 유발 성분이 대장에 머무는 시간이 줄면서 대장암 발생 예방 효과를 낸다.

마티스는 스무 살 때 맹장염을 앓아 요양 생활을 하다 법학을 그만두고 화가로 나선다. 질병을 이겨낸 환자들은 병을 앓고 나서 새로운 삶의 역사를 만들어 가게 됐다고 말한다. 암도 그림도 선도적으로 이끈 마티스가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