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가 노화의 갈림길이다.” 그 시기에 어떤 몸과 마음가짐을 갖느냐에 따라, 어떤 이는 백세 건강 장수로 가고, 다른 이는 노화가 급속히 진행돼 80세에 머문다는 이야기다.

요즘 일본은 이런 내용을 다룬 정신과 의사의 책이 베스트셀러로 인기를 얻고 있다. 40만 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고, 비소설 분야 1위를 차지한다. 저자인 와다 히데키는 도쿄대 의대를 나온 고령자 전문 정신과 의사로 그동안 노화 관련 책들을 써온 인기 작가다. 그의 저술은 국내에 다수 출간됐으며, ‘70세가 노화의 갈림길’(지상사)도 최근 번역돼 나왔다. 그가 60~70대에게 전하는 노화 늦추는 비결을 소개한다.

◇뭘 하든 현역으로 남아라

나가노현은 일본 47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중 남녀 모두 평균 수명이 1위다. 장수 국가 일본 내에서도 최고 장수 지역이다. 그 이유가 메뚜기나 벌집 등 곤충을 먹는 습관이 있어서라거나, 산간 지역이 많아 산길을 잘 걸어 하체가 단련돼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고령자의 높은 취업률이 결정적인 이유라는 해석이다. 나가노현 65세 이상 남성 취업률은 42%로 전국 1위다. 여성도 22%로 1위다.

이처럼 집에 있지 않고 밖으로 나가 일하는 것이 운동 기능, 뇌 기능 노화를 지연시켜 수명 연장 효과를 낸다. 노동이 노화 늦추는 최고 보약이다. 이에 저자는 할 일이 없어도 일부러라도 외출하라고 하고, 눕지 말고 움직여야 하며, 밖에 나가서 햇볕 쬐는 습관이 사람을 젊게 한다고 말한다. 정신 노화를 지연시키려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온라인으로도 사람들과 교제하고, 지인들과 만나 토론하는 것을 즐기라고 권한다. 일본 요양보험 통계에서 그렇게 인생 후반을 활동적으로 보내면, 돌봄 없이 자립하는 생활을 인생 끝까지 할 확률이 높다.

◇혈압, 혈당 과하게 조절 말라

고령자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다소 높거나, 과체중인 경우에 더 오래 산다는 연구들이 속속 나온다. 혈압과 혈당을 낮추는 약물은 동맥경화를 방지하고,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춘다. 하지만, 대개 이런 약들은 신체 나른함을 불러오고, 활력을 떨어뜨린다. 고령자가 콜레스테롤을 낮추려고 식사를 제한하거나, 약을 과하게 먹으면 면역력이 저하된다. 장수에 도움이 안 된다.

의사들은 수치를 정상 범위로 낮추려고 하지만, ‘나른하다’, ‘머리가 띵하다’ 등의 증세가 있으면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 수치에 집착하지 말고 삶의 질을 위해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건강한 80대를 맞게 한다.

건강검진에 대한 생각도 바꾸는 것이 좋다. 검진에서 정상 판정은 건강한 사람의 평균치이고, 그건 사람마다 다르다. 70대가 되면 혈압, 혈당, 적혈구 수 등 5~6개 필수 검사만 하고, 심장과 뇌 검진에만 집중하는 게 좋다.

요즘은 의사가 신장내과, 호흡기내과 등 세부적으로 나뉘어 있어, 해당 장기 위주로 치료받다 보면 통합적인 건강을 놓칠 수 있다. 특정 장기 기능 문제 개선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와다 히데키 박사는 “인생 최후 활동기인 70대를 건강한 몸과 활력으로 보내면 80대, 90대에도 노화 지연 상태가 이어진다”며 “더욱 좋은 몸으로 70세에 진입하려면 40~50대부터 건강 생활을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