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기 혈압이 높으면, 중년 여성의 유방암 발병 위험이 크게 올라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강대희 교수 연구팀은 2004~2013년 도시 기반 역학 연구에 참여한 40~69세 여성 7만3031명을 대상으로 9년에 걸쳐 추적 관찰한 결과, 이완기 혈압과 유방암 사이에 이 같은 연관성이 발견됐다.
이번 연구 기간, 대상자 중 858명(1.17%)이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연구팀은 유방암 환자를 폐경 전과 후로 나눠 평상시 이완기 혈압이 유방암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이완기 혈압이 85∼89㎜Hg으로 높은 여성의 유방암 발병 위험도는 정상 이완기 혈압(85 미만)을 유지한 여성과 비교해 평균 1.4배 높았다. 특히, 폐경 후 여성은 같은 비교 조건에서 이완기 혈압이 높은 경우 유방암 위험도가 1.7배까지 올랐다. 이번 연구에서는 수축기 혈압과 유방암 발병 사이에는 유의미한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대희 교수는 “폐경기 이후 에스트로겐 호르몬의 생산과 유방 조직의 변화된 혈류가 만성적인 염증이나 세포 증식을 자극하고 종양이 자랄 수 있는 미세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