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의무팀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은 많은 선수의 부상 속에서 일궈낸 성과다. 축구협회와 벤투 감독은 월드컵 출전 사상 처음으로 팀닥터 두 명을 소집 훈련 때부터 합류시켜 의무팀을 운영했다. 팀닥터는 왕준호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와 조윤상 강서바른세상병원장(재활의학과 전문의)이 맡았다. 서동원(정형외과 전문의) 축구협회 의무위원장도 대회 기간 카타르에 합류했다. 한국은 출전 국가 중 가장 많은 의사가 의료 지원에 나선 나라라고 한다. 이는 부상 선수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선수들을 신속히 치료하고 보살펴 경기력을 최대한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

왕 교수는 지난 2019년 폴란드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남자 월드컵 때도 팀닥터를 맡아 현지에 한 달간 머물며 이강인 선수가 뛴 우리나라 팀이 준우승하는 데 기여했다. 조 원장은 국내 프로축구팀 FC서울 팀닥터를 14년째 맡고 있으며, 대표팀에는 지난 3월 이란전부터 합류했다.

왕 교수는 “다친 선수들의 하체 MRI를 카타르에서 3번이나 찍어 근육 손상을 정밀하게 파악하고 손상 폭을 최대한 줄이는 데 힘썼다”고 말했다. 의무팀은 훈련 기간 선수들에게 수면 센서를 달아서 잠을 충분히 자는지 확인한다. 수면은 근육 손상 회복 속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선수들에게 위성 항법 위치 추적 장치(GPS)를 붙여서 활동량을 분석하고 부상 방지 훈련량 조절 프로그램을 돌린다. 골격근을 과격하게 반복적으로 사용했을 때 증가하는 혈중 CK(크레아틴키나아제·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 수치도 측정, 근육 피로도를 파악한다. 경기 간 휴식 기간에도 고정식 자전거 타기는 필수다.

왕 교수는 “선수든 일반인이든 자기 근육 능력 이상으로 운동을 무리해서 하면 근육 손상을 입기 마련”이라며 “평소 근육량과 강도를 늘리면서 자신의 운동 능력을 끌어올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