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어릴 적 할머니께서 우유에 소금을 넣어서 드시는 걸 본 적이 있나요? 또는 우유에 설탕을 넣어 먹겠다는 걸 극히 말리셨던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요? 할머니나 어머니가 그 이유를 명확히 말씀해 주셨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는 분명히 소화 측면에서는 매우 과학적인 행동이었습니다.

고기에 소금을 찍는 장면.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포도당과 나트륨은 함께 있어야 소화관 점막의 운반체를 통해 흡수됩니다. 그러나 포도당 자리를 단백질 구성 성분인 아미노산도 차지하려 하기 때문에 포도당과 아미노산은 경쟁 관계입니다. 우유가 맛이 없다고 설탕을 넣어 먹으면 아미노산의 옆자리에 경쟁자인 포도당을 배치한 셈이 됩니다. 우유에 설탕을 넣지 말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만약 우유를 먹는 목적이 단백질 섭취에 있다면 말이죠. 예측하셨겠지만 우유를 가장 효과적으로 먹는 방법은 소금을 약간 넣는 것입니다. 우유의 아미노산이 소금의 나트륨과 함께 효과적으로 흡수될 수 있기 때문이죠. 고기를 구워 먹을 때 소금을 살짝 치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고기 속 단백질 흡수가 훨씬 잘되기 때문이지요.

아기에게 우유를 먹일 때는 트림을 하게 하는 것이 우유 흡수를 돕습니다. 아기는 위-식도 괄약근이 약해서 위장 속 우유가 쉽게 식도로 역류해 토하기 쉽습니다. 우유를 먹을 때 함께 삼킨 공기가 위의 압력을 높이는 것도 문제입니다. 따라서 트림을 시키면 위압이 낮아져 아기가 토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