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어느 장기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예외가 하나 있습니다. 골격근입니다. 물론 골격근도 완벽하게 내 의지대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완벽하다면 골퍼는 항상 홀인원을 하고, 손흥민 선수는 손쉽게 골을 넣겠지요.
골격근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자동으로 움직이기도 합니다. 평소 숨을 쉴 때로, 연수와 뇌교에 있는 호흡중추가 자율적으로 호흡근을 수축시켜 숨을 쉬게 합니다. 호흡중추가 손상된 뇌사 환자에게 인공호흡기를 써야 하는 이유이지요. 물속으로 잠수하거나, 풍선을 불기 위해 호흡을 조절하려면 대뇌에서 호흡중추에 따로 명령을 내려야 합니다.
배로 하는 복식호흡이 가슴으로만 하는 흉식호흡보다 몸에 좋다고 합니다. 두 호흡의 차이점은 숨의 깊이입니다. 흉식호흡은 평소처럼 호흡중추의 자율 기능으로 숨을 얕게 쉬는 것입니다. 반면에 복식호흡은 대뇌에서 호흡중추에 명령을 내려 숨을 깊게 쉬는 것으로, 심호흡과 마찬가지입니다. 깊게 숨을 쉬면 산소가 많이 공급되어 교감신경을 안정시킬 수 있습니다. 복식호흡이 몸에 좋은 이유입니다.
빠르게 걸으면 건강에 좋습니다. 운동량이 크기 때문이지요. 빠르게 걷다가 딴생각을 하면 터벅터벅 걷게 됩니다. 딴생각을 하는데도 계속 걸을 수 있는 것은 척수와 뇌간에 있는 보행 중추 자율 기능 덕입니다. 작정하고 빠르게 걸으려면 대뇌에서 보행 중추에 따로 명령을 내려야 합니다. 새해에는 두 자율 기능에만 의존하지 말고 머리(대뇌)를 써서 빠르게 걷고 심호흡도 자주 합시다. 고려대 의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