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봉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

무릎 관절염은 매우 흔한 질환이다. 특히 나이 든 여성에게 많고 대부분 퇴행성이다. 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보행을 어렵게 해서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운동이 무릎 관절염에 좋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어느 정도로 해야 하는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최근 미국내과학회지에 무릎 관절염 환자가 해야 할 적절한 운동량을 조사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는 무릎 관절염으로 통증이 있고 관절 기능이 떨어진 유럽인 189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을 무작위로 나누어서, 고강도 운동군(98명)은 하루에 70~90분씩, 저강도 운동군(91명)은 20~30분씩 일주일에 3회, 총 3개월간 주로 하체 근육 운동을 하게 했다. 운동을 시작한 지 15개월째에 표준 설문지로 관절 통증, 기능 상태를 분석했다.

그 결과 양군 모두 환자 40~50%의 관절 상태가 개선됐다. 고강도 운동군은 저강도군에 비해서 운동할 때 무릎 기능이 약간 좋았지만, 전체적으로는 양군 간에 통증, 기능, 삶의 질 차이가 크지 않았다.

고강도와 저강도 운동 효과 차이가 없는 것은, 무릎 관절염에서 운동의 주된 효과는 근육 강도나 지구력을 향상시켜 나오지 않고, 운동이 통증에 대한 환자의 생각이나 감정을 변화시키는 인지 치료 역할을 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무릎 관절염이 있는 분들은 그동안 통증을 참아가면서 최대한 운동을 해보려고 한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그럴 필요 없다. 이번 연구 결과대로 자신의 체력에 맞는 저강도 운동을 해도 통증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