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산물·통곡류·채소 등이 풍부한 ‘지중해식 식단’을 따르면 여성의 심장병 위험과 알츠하이머(치매) 발병 위험을 20% 이상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4일(현지시각) DPA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대 연구팀과 영국 뉴캐슬대 연구팀은 이날 의학 학술지 ‘심장’(Heart)과 ‘BMC 메디신’(BMC Medicine)을 통해 이런 내용을 각각 발표했다.
먼저 호주 팀의 결과는 여성 72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나왔다. 이들은 여성들의 심혈관 건강을 평균 12.5년간 추적한 16개 연구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지중해식 식단을 엄격하게 따랐던 여성들은 그렇지 않은 여성들보다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24% 낮았다. 또 같은 기간 어떤 원인으로든 사망할 확률도 23%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심장재단 소속 빅토리아 테일러 수석 영양사는 “지중해식 식단을 따르는 것이 심장에 좋다는 것은 오랫동안 알려져 왔지만, 여성만 따로 볼 때도 그 이점이 그대로라는 이번 결과는 고무적”이라며 “매년 영국에서 관상동맥 심장질환으로 숨지는 여성 수는 유방암 사망자보다 2배 이상 많다. 여성에 대한 이런 연구는 심장병의 성별 격차 축소와 여성 의료 개선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뉴캐슬대 연구팀은 바이오뱅크에서 제공받은 영국인 6만여 명의 건강·생활방식 데이터를 활용했다. 그리고 이들을 대상으로 지중해식 식단 준수 정도를 점수화했고 치매 발병 사이의 관계를 평균 9.1년간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지중해식 식단을 잘 지킨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치매에 걸릴 위험이 23%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건강에 좋은 식물성 식품이 많이 포함된 지중해식 식단을 ‘치매 위험 줄이기 미래 전략’에 포함시키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중해식 식단이 치매 발병 위험을 낮춘다는 결론은 앞서 미국 러시대 연구팀의 연구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연구팀은 평균 연령 84세의 노인 581명을 대상으로 식단과 치매 발병 위험 간 연관성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채소·과일이 풍부한 지중해식 식단을 즐기며 일주일에 3인분 이상의 생선 섭취를 한 노인의 경우 치매 발병 위험이 약 40% 낮았다. 또 일부는 사후 검사에서 뇌 연령이 18세 더 어린 것으로 측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