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을 할 때 자기 대변을 제출하여 장내 출혈 여부를 보는 분변잠혈 검사를 한 사람은 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검사받지 않은 사람보다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분변잠혈 검사 양성이면, 주로 숨어 있는 대장암으로 인한 출혈로 의심한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팀은 건강검진전문 의료기관 한국의학연구소(KMI)에서 검진받은 40만명에 대해 분변잠혈 검사 시행 여부와 사망률 간의 관계를 분석했다. 분변잠혈 검사를 시행한 비율은 50대 후반은 30%, 60대 초반은 33% 정도 됐다. 젊은 나이일수록 검사 비율이 낮았다. 검사받은 사람과 안 받은 사람 간에 혈압, 비만도, 콜레스테롤, 공복 혈당값에 차이가 없었다.

사망률과 비교 조사한 결과, 2~10년간 한 번이라도 분혈잠혈 검사를 받은 사람은 한 번도 받지 않은 사람에 비해 암 사망률 16% 낮았다. 간암 사망률은 36% 감소했다. 대장암 사망률도 17% 줄었으나, 대장암 발생 건수가 적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지선하 교수는 “분변잠혈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추가 검사를 하게 되어 암을 찾아낼 가능성이 높다”면서 “자기 대변을 제출할 정도로 성의 있는 행동이 건강관리를 더 잘하게 되어 암 사망률을 낮추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분변잠혈 검사가 의학적으로, 건강관리 행동 지표로 쓰일 수 있다고 지 교수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