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걸린 이력이 있는 사람에게 당뇨병 발병 가능성이 더 높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 시각) 이같은 내용을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나비드 잔주아 교수 연구팀이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연구 논문은 미국의학협회 발행 의학저널(JAMA Network Open)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2020년과 2021년 코로나에 걸린 12만 5000명과 동기간 코로나에 걸리지 않은 50만명을 비교해 추적 연구했다. 그 결과 코로나에 걸렸던 경우 양성 판정 후 1년 내 당뇨병 발병 가능성이 1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의 경우 그 수치가 22%까지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에게서는 코로나 중증 환자를 제외하고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치 변화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파멜라 데이비스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 교수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베타세포 기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베타세포 표면의 ACE2(앤지오텐신전환효소2) 수용체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과 결합하는 과정에서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결합해 기능을 상실한 베타세포가 늘면 인슐린 분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외에도 코로나 환자들이 받는 스트레스 또한 당뇨병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아울러 코로나 중증 환자의 경우에는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항체가 과도하게 생성되면서 베타세포 등 자신의 몸을 공격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잔주아 교수는 “코로나 바이러스 말고도 C형 간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HCV) 등도 당뇨병 발병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NYT는 해당 연구가 코로나 감염이 당뇨병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증거를 제시한 것은 아니라고 보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 감염자의 경우 회복 후에도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기 때문에 비감염자보다 당뇨병 발병 사실이 쉽게 확인될 뿐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