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지대에 오르면 산소 부족으로 두통이나 호흡곤란이 나타납니다. 한데 그곳에 오래 머물면 산소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 몸에서 적혈구가 증가합니다. 고산지대 경기를 앞둔 선수들이 미리 가서 적응 훈련을 하는 이유입니다.
반면 안데스산맥 지대에 사는 원주민들은 심장에 큰 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심장이 적혈구 증가로 인해 걸쭉해진 혈액을 짜내야 하기 때문이지요. 이들은 심장 질환을 막기 위해 주기적으로 저지대에 내려가거나 정맥에서 혈액을 빼내야 합니다.
같은 고산지대라도 티베트 고원에 사는 원주민들은 적혈구가 증가하지 않습니다. 대신 호흡이 깊고 빠르며 폐활량이 큽니다. 이들은 정맥에서 혈액을 빼낼 필요가 없지요. 안데스와 티베트 원주민은 각기 다른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통해 산소 부족에 적응한 것으로 보이며, 그에 대한 치료 방법도 달라야 합니다.
코로나 19에서 경험했듯이, 병의 증상과 백신 효과는 사람마다 제각각입니다. 예방을 위한 백신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 경우도 있었지요. 이는 모든 사람의 유전자가 지문처럼 다 다르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입니다. 앞으로 우리의 건강은 유전정보를 바탕으로 하는 ‘정밀 의료’가 맡게 될 것입니다. 개인의 유전 정보와 생활 습관을 토대로 한 정밀 의료는, 우리에게 차원이 다른 헬스케어를 제공할 것입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런 정밀 의료 혜택을 누리려면, 아직까지는 꾸준한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으로 건강을 잘 지켜 두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