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중병 걸리면 치료하는 데 급급했으나, 요즘에는 중병이더라도 잘 낫는 경우가 많아서 그 이후 생활을 어찌 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심근경색증도 그렇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혀서 심장 일부가 망가진 질환인데, 위기를 넘긴 경우에 섹스를 평소대로 해도 좋을까? 의사들도 자신 있게 답을 못 할 주제다.
최근 유럽 예방 심장학회지에 심근경색증 전후 섹스 변화가 사망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한 연구가 발표됐다. 연구는 심근경색증을 처음으로 경험한 평균 53세 이스라엘인 495명을 대상으로 했다. 심근경색증 발생 직전과 발생 후 6개월 내 섹스 빈도를 조사한 후, 22년간에 걸쳐서 전체 사망률 및 사망 원인을 추적 조사했다.
환자의 73%는 심근경색증 발생 이전에 배우자 또는 파트너와 섹스를 주 1회 이상 유지하고 있었다. 심근경색증 후에는 60%만이 예전 횟수를 유지했다.
그러나 심근경색증 후에 섹스 횟수를 그대로 유지했거나 증가시킨 환자가 섹스를 중지하거나 빈도를 줄인 환자에 비해서 전체 사망률이 35%나 낮았다. 특히 암과 같은 심장 이외 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44%나 더 낮았다.
섹스는 생리적으로는 체력 개선, 남성 호르몬 저하 방지, 염증 감소 등 긍정적 효과를 이끈다. 심리적으로도 행복감, 만족감, 자신감을 고양시켜 사망률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개의 환자들은 섹스로 심근경색증이 재발할 수 있다는 두려움, 질병 후의 우울감 등의 이유로 섹스 횟수를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근경색증 직후에는 다소 안정이 필요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섹스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장수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