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이 치매인 경우 알츠하이머병 치매에 걸릴 위험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오대종 교수 공동연구팀은 한국을 비롯해 독일, 이탈리아, 필리핀 등 8개 국가에 거주하는 노인 1만7194명을 대상으로 치매 가족력을 조사하고, 부모의 치매 병력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평균 연령은 72.8세였다.
조사 결과,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치매 병력이 있으면, 치매 발병 위험이 47% 증가했다. 여러 종류의 치매 중 노인성 치매로 불리는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은 72% 증가했다. 아버지에게 치매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치매 발병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하지 않았으나, 어머니가 치매면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은 80% 높아졌다.
연구팀은 “기존에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유전형질은 아포지단백 e4 대립유전자였으나, 이번 연구 결과는 X성염색체나 미토콘드리아 DNA와 같은 모계 유전형질도 알츠하이머병 발생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김기웅 교수는 “치매는 단일 유전자가 아닌 다양한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에 의해 발생 위험이 결정되는 만큼, 부모가 치매였다고 해서 반드시 본인에게 치매가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그럼에도 부모 특히 어머니가 치매로 진단된 적이 있다면 인지장애 여부를 조기에 진단하고 그 변화를 꾸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