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에스프레소 커피 한잔이 타우단백질 응집을 막아 알츠하이머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일(현지시각)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베로나 대학 연구팀은 이날 미국 화학회(ACS) 학술지 ‘농업 및 식품 화학 저널’(Journal of Agricultural and Food Chemistry)을 통해, 에스프레소 화합물이 타우단백질 응집을 억제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타우단백질은 알츠하이머 질환 발병의 핵심 원인으로 꼽히는 물질 중 하나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뇌 구조 안정에 도움을 주지만 서로 뭉쳐 응집체가 되면 신경독성을 띠면서 알츠하이머 발병 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스프레소는 곱게 갈아 압축한 원두 가루에 뜨거운 물을 고압으로 통과시켜 뽑아낸 음료로 진한 맛과 향이 특징인 이탈리아식 커피다. 보통 한 번에 25~30㎖ 정도의 적은 양 나온다. 여기에 물이나 우유를 섞으면 우리가 평소 즐겨 마시는 아메리카노와 카페라테가 된다.
연구팀은 시판되는 원두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고 핵자기공명(NMR) 분광법으로 성분 분석에 나섰다. 이어 카페인·트리고넬린·제니스테인·테오브로민 등 화합물들의 작용을 조사하며, 각 분자와 에스프레소 추출물을 짧은 형태의 타우단백질과 섞어 최대 40시간 동안 배양했다.
그 결과 에스프레소 추출물과 일부 화합물의 농도가 증가할수록 타우단백질이 뭉치면서 생기는 원섬유 길이가 짧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큰 덩어리 역시 만들어지지 않았다. 또 이때 만들어진 원섬유는 세포 독성이 없었고 추가 응집을 일으키는 ‘씨앗’ 역할도 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알츠하이머 등 신경 퇴행성 질환에 대한 다른 생리활성 화합물을 찾거나 설계하는 길을 열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에스프레소의 실제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생체 실험 등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