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성인의 대다수가 알코올·약물에 중독됐거나, 그로 인해 노숙·입원 등을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럼에도 실제로 중독 치료를 받은 사람은 절반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보건 비영리단체 카이저패밀리재단(KFF)이 지난 7월 성인 132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자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66%가 자신이나 가족이 알코올·마약에 중독됐거나, 그로 인해 노숙, 응급실 방문, 입원 등을 했다고 응답한 것으로 15일(현지 시각) 나타났다. 이 조사는 참가자들이 직접 중독 여부를 응답하는 ‘자가 보고’ 형식이라 중독 양상이 과소평가됐을 수도 있다.
참가자의 약 13%는 알코올에, 5%는 처방 진통제나 헤로인에 중독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또 참가자의 54%는 가족 구성원이 알코올에 중독된 적이 있으며, 27%는 가족 구성원이 불법 약물에, 24%는 처방 진통제에 중독됐다고 응답했다.
특히 미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펜타닐 등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 관련 중독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참가자의 29%가 처방 진통제, 헤로인과 같은 오피오이드에 중독됐다고 응답했다. 농촌 지역에 거주하는 성인 42%가 오피오이드에 중독됐다고 응답해 교외 지역(30%)과 도시 지역(23%)보다 더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인종적으로는 백인(33%)이 흑인(23%)과 히스패닉(28%)보다 중독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로 중독을 경험한 사람 중 치료를 받았다고 응답한 참가자는 절반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이나 가족이 중독을 경험했다고 말하는 사람들 중 46%만이 자신이나 가족이 중독 치료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치료를 받은 비율은 백인 성인(51%)이 흑인 성인(35%) 및 히스패닉 성인(35%)보다 큰 것으로 집계됐다.
참가자의 51%는 가족 중 누군가가 약물 사용 장애 또는 약물·알코올 중독을 경험할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 참가자의 39%는 가족 중 누군가가 의도치 않게 펜타닐 약물을 소비할 것을 우려하고, 32%는 가족 중 누군가가 처방 진통제나 헤로인과 같은 불법 약물과 같은 오피오이드를 과다 복용할 것을 우려했다.
KFF의 조사 책임자 애슐리 커진거는 “중독 문제가 정신 건강과 가족의 재정 상황에 악영향을 줬다는 응답이 많다”며 “중독 문제는 대부분의 미국 가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미국에 만연해 있다”고 ‘헬스데이’에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