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색광(블루라이트)를 차단하는 렌즈가 컴퓨터를 사용할 때 눈의 피로를 줄이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블루라이트는 380∼500nm의 파장을 가진 빛으로, 오랫동안 접하면 시력 저하, 안구 피로 등이 생긴다는 논란이 있었다. 이 때문에 블루라이트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로라 다우니 호주 멜버른대 교수 연구팀은 블루라이트 차단 렌즈의 효과를 확인한 17개 실험을 검토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 결과는 비영리 국제 단체인 ‘코크란(Cochrane)’의 리뷰에 게시됐다.
연구팀은 6개국에서 이뤄진 17개 연구를 검토했다. 각 연구의 참가자 수는 5명에서 156명까지, 실험 기간도 하루 미만에서 5주까지 다양했다. 166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눈의 피로를 평가한 시험 3가지에서 차단 렌즈를 착용한 사람과 일반 렌즈를 착용한 사람 사이에 시력 피로도에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148명이 참가한 수면의 질 시험 6건의 경우 3건에서는 수면 점수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다른 3건에서는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과 일반 안경 사이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우리의 눈이 컴퓨터 화면으로부터 받는 블루라이트의 양은 햇빛으로부터 받는 양의 1000분의 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블루라이트 차단 렌즈는 컴퓨터 작업과 관련한 단기간의 눈의 피로를 줄여주지 못한다”면서도 “시력이나 수면의 질에 미치는 영향과 망막에 끼치는 장기적인 영향은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