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노인성 질환을 혈당 측정처럼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는 측정용 센서가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천연물소재연구센터 서문형 박사팀은 천연물인포매틱스연구센터 박근완 박사팀과 함께 ‘화합물 유도 단백질 조립’ 원리를 통해 글루타민 농도를 빠르고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센서 앤드 엑추에이터(Sensors and Actuators)’에 게재됐다.

글루타민은 혈액 내에서 단백질을 합성하거나 세포가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아미노산의 하나다. 특정 상황에서 수치가 급격하게 변하는 특성이 있어 암 진단, 퇴행성 질환 등을 진단하는 바이오마커(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체내 글루타민 농도 측정은 아미노산 분석기와 같은 고가의 전문 분석 장비가 있어야 가능하다. 상대적으로 측정 비용이 낮은 연구용 키트의 경우, 생체 시료 내 단백질 제거 등 번거로운 전처리 과정이 필요해 측정 시간이 길고 정확도가 높지 않은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글루타민 결합 단백질 (글루타민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천연 단백질)을 2개의 인공 단백질로 분리한 후 시료와 결합해 혈액 내 글루타민의 농도를 간편하게 측정할 수 있는 센서 단백질을 개발했다. 이 새로운 센서 단백질의 이름은 ‘Q-SHINE’으로 붙여졌고, 통상 사용되는 연구용 키트보다 농도가 20배 더 낮은 글루타민까지 측정할 수 있어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KIST 서문형 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Q-SHINE 센서는 당뇨환자의 자가 혈당 측정 방식과 같이 손쉬운 글루타민 농도 모니터링을 가능하게 해줄 것”이라며, “글루타민 대사 연구에 활용하게 되면 암, 당뇨, 치매와 같은 중증 노인성 질환의 조기진단과 원인 규명, 나아가 글루타민 대사를 조절하는 암 치료제 개발에 크게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