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에 걸린 쥐의 뇌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영상. 영상의 빨간색과 파란색 부분이 뇌에 쌓인 아밀로이드 플라크다. 알츠하이머는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뇌에 축적되며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연구팀 제공

사람은 24시간을 주기로 혈압과 맥박, 호르몬 분비 등 생체리듬이 변한다. 하지만 알츠하이머 환자는 생체리듬이 망가져 있다. 수시로 배가 고프며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등 비정상적인 생활을 하게 된다. 미 연구팀이 매일 식사 시간을 제한하는 간헐적 단식으로 생체리듬을 개선해 알츠하이머 진행을 늦추고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UC샌디에이고 의과대 연구팀은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간헐적 단식으로 알츠하이머 유발 인자를 조정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루 열 시간 이상 단식한 쥐들이 기억력이 향상되고, 나아가 뇌에 축적된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는 21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셀메타볼리즘’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일상생활의 변화가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실험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눴다. 한 그룹은 먹이를 24시간 자유롭게 먹을 수 있도록 하고, 다른 그룹은 먹는 시간을 하루 6시간으로 제한했다. 실험에 사용된 쥐들은 모두 알츠하이머에 걸려 있었다.

실험 결과 자유롭게 음식을 제공받은 쥐들보다 먹는 시간이 제한된 쥐들이 더 나은 기억력을 나타냈다. 밤에 덜 활동적이었고 수면 시간도 규칙적이었다. 인지 평가에서도 더 나은 성과를 거뒀다. 두 그룹 모두 먹이를 먹은 양은 비슷했다. 섭취 열량을 조절하지 않고 먹이 공급 시간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알츠하이머의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일상 리듬을 되찾은 쥐들의 뇌에서 아밀로이드 단백질 양이 줄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알츠하이머는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에 축적되며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식사 시간을 제한하는 것은 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사람들과 그들을 돌보는 사람들의 삶을 간단하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