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망률은 고령일수록 높았다. 40대 이하는 0.1% 이하로 미미하나, 80대에 이르러서는 10~20%에 달했다. 그런데 뜻밖의 보고가 나왔다. 미국에서 나온 조사로, 코로나19 치사율이 80대는 20%, 백세인의 경우는 5%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받은 벨기에는 2020년도 사망률이 80대 이상에서 평년보다 20% 이상 증가했는데, 희한하게 백세인의 경우에는 오히려 사망률이 평년보다 5% 감소했다. 백세인이 80~90대보다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회복 능력이 더 강했다는 의미다.

이는 노화에 대한 인식을 바꾸게 한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생체 기능의 저하와 더불어 생체 보호 기능도 동시에 낮아지는 게 일반적인데, 백세인의 코로나 팬데믹 저항성은 의외로 강한 뜻밖의 사건이다.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난 데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다. 백세인과 같은 특별한 경우는 집중 보호를 받기 때문에 빨리 발견되어 치료를 받는 초고령 역설(Old age paradox) 사례라는 주장이 있다. 이들은 20세기 초에 일어난 스페인 독감 팬데믹을 이기고 살아남은 면역능이 강한 선택된 사람들이라는 의견도 있다.

어찌 됐건 백세인이 팔·구십대 고령자보다 더 강한 생존능을 보여준다는 엄연한 사실은 건강 장수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열쇠가 되리라 기대된다. 어떤 질환에 걸리더라도 극복하고 다시 정상으로 회복해내는 모습은 인류가 꿈꾸는 모델이다. 코로나 팬데믹 사태에서 보여준 백세인의 강인한 생존 ‘미스터리’는 인간 생명의 존엄함을 되새기게 하고, 건강 장수에 대한 희망을 가지게 한다.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검체 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