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70세가 넘으면 줄어든다. 그러나 노화 외에도 생활 습관, 건강 상태, 심지어는 혼인 여부와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혼 남성이 미혼 남성보다 평균적으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다는 게 연구를 통해 확인된 것이다.
30일(현지시각) ‘헬스데이(HealthDay)’ 등 해외 건강매체 보도에 따르면 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 의대 내분비내과 전문의 부야프 교수 연구팀은 호주, 유럽, 북미에서 남성 총 2만5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관련 연구 논문 11편의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테스토스테론 감소가 비만, 고혈압, 당뇨병, 혼인 관계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오랜 기간 반복해서 질량 분석법으로 연구 대상자들의 혈중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측정했다.
70세 이상 노년층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젊은 남성에 비해 더 낮았다. 17~70세 남성의 평균 테스토스테론 수치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70세가 된 후에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평균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이 있었다.
70세 이후의 테스토스테론 감소는 체질량지수(BMI), 흡연과 운동 여부, 질병 여부, 혼인 관계 등 여러 요인들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고혈압·심장병·암·당뇨병 등 여러가지 병력이 있는 경우 상당히 낮아졌다.
체질량지수(BMI)를 기준으로, 체중이 더 높은 남성의 경우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았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고지혈증약을 복용하는 70세 이상 노인들도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았다. 또 일주일에 75분 이하로 격렬한 신체 활동을 하는 남성과 흡연하는 남성이 상대적으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았다. 즉 건강한 생활 방식을 유지하는 것이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결혼과 오랜 혼인 관계도 테스토스테론 수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해서 가족을 부양하는 남성은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스트레스를 경험하면 테스토스테론의 양이 감소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전의 연구 결과에서 증명된 바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더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을수록 쇠약감과 피로감을 느끼며, 근육 손실, 성 기능 저하뿐만 아니라, 당뇨병과 치매 발병 위험이 높아지고 조기 사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가 주는 주요 메시지는 다양한 사회인구통계학적, 생활방식, 의학적 요인이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내과학회 학술지 ‘내과학 회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