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이 정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Mateo Avila Chinchilla

흡연이 우을증 등 정신 질환 발병 확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덴마크 오르후스대학교 양적 유전학 및 유전체학 센터 더그 스피드 박사 연구팀은 35만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흡연과 정신 질환의 상관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21일 스칸디나비아 정신의학회지에 게재됐다.

흡연이 폐 질환을 유발하는 등 신체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었지만 정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드물다. 연구자들은 정신 질환 환자 중 흡연자 비율이 높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담배를 피우기 때문에 정신 질환이 발생하는 것인지, 정신 질환이 발생했기 때문에 담배를 피우는 것인지 상관관계를 밝히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연구진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대한 많은 사람의 데이터를 활용해 흡연 이외에 정신 질환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를 제거하는 방법을 택했다. 연구에 사용된 데이터는 50만명 이상의 유전 정보와 의학 정보를 보관하고 있는 오르후스대 유전학 센터로부터 확보했다.

연구진은 이런 데이터를 컴퓨터에 입력해 특정 패턴을 확인했다. 스피드 박사는 “데이터에 따르면 사람들은 평균 17세에 흡연을 시작한 반면 정신 건강 문제로 병원을 찾는 것은 30세 이후”라며 “어린 시절 흡연이 성인기의 정신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또 “통계적으로 흡연과 정신 질환이 유의미한 연관관계를 보였으며 흡연자가 정신 건강 문제로 병원을 찾을 확률이 2.5배 높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유전적으로 흡연을 할 확률이 높은 사람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90% 이상의 흡연자들이 20세 이전부터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고, 뒤늦게 시작하는 경우는 잘 없으며 이런 흡연자들의 유전자 정보에는 특정한 변이체가 관찰됐다는 것이다.

쌍둥이인데 다른 환경에서 자란 경우를 비교해보면 유전자가 흡연할 확률에 미치는 영향이 43% 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우 입양 가정의 양부모가 흡연할 때 흡연자가 될 확률보다 생모·생부가 흡연자일 경우 흡연자가 될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적인 요인보다 유전자의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이다.

스피드 박사는 “사람들이 20세 이후에 흡연을 시작하는 비율이 낮아지는 이유는 아직 알 수 없다”며 “나이가 들수록 흡연으로 인한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아 지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