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마커스자폐센터 연구팀이 아이들의 안구를 추적해 자폐스펙트럼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아이들에게 보여준 영상으로 아이들이 이 영상의 어떤 부분을 보는지를 분석해 자폐스펙트럼 유무 등을 알아낼 수 있다./연구팀 제공

아이들의 시선을 추적하는 간단한 검사로 자폐스펙트럼을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 마커스자폐센터 연구팀은 아이들이 특정 영상을 볼 때 시선이 어디로 움직이는지를 분석해 자폐스펙트럼을 진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자폐스펙트럼을 갖는 아이들이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겪으며 눈맞춤 등을 하지 못한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자폐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아이 부모 10명 중 8명은 아이가 2세 정도만 돼도 행동의 이상을 감지한다. 하지만 임상 전문가가 부족하고 오랜 진단 과정이 필요한 만큼 최종 진단을 받기까지 시간이 소요된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1년 발달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자폐성 장애는 평균 3.1세에 발견되지만, 진단은 4.6세에 받는다.

연구팀은 자폐스펙트럼에 대한 유전적 위험 요소를 갖고 있는 16~30개월 아동 1089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아이들이 놀이를 하는 등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는 장면으로 구성된 14개의 영상을 보여주며 특수 카메라를 통해 초당 120회 속도로 안구를 측정했다. 각각의 영상은 1분 정도로 짧았다. 그 결과 1089명 중 519명의 아이들이 자폐스펙트럼 진단을 받으며 86%의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자폐스펙트럼 아이들은 사람의 얼굴보다 장난감 등 사회적 맥락과 관계없는 것들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자폐스펙트럼 진단 나이가 낮아질수록 치료 예후가 좋다”면서 “새로운 진단 기술로 더 빠르고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해졌다”고 했다.